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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Jan 30. 2017

쇼팽콩쿠르, 상금 3만유로보다 가치있는 것?

번외편)쇼팽콩쿠르와 조성진

지난글에 쇼팽의'겨울바람'을 소개하면서 쇼팽콩쿠르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대해서 언급했었는데요.

평소 제 글을 즐겨보는 친구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쇼팽 콩쿠르가 어떤건지 잘 모르니까, 그게 얼마나 대단한일인지를 알 수가 없어.
한번 시간 될때 소개해줘~~


이 이야기를 듣고, 쇼팽 콩쿠르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에 대해서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마침 지난 28일 토요일에 JTBC 뉴스룸에서

지난 11월에 진행했다는 인터뷰를 방영했습니다.

그동안 나라안의 복잡한 사건으로 차마 방영을 미루고 있다가 뒤늦게 내보낸다면서...


짧아진 머리와 단정한 수트, 조곤조곤한 말투로 인터뷰에 응하는 조성진군을 보면서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그가 어떻게 국제콩쿠르에서 우승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ㅎㅎ


사실, JTBC에서 이루어진 인터뷰 질문들은 제가 보기에는 좀 실망스러웠어요...

참신한 질문을 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은 인정하지만 음악가들에게 적절치 않은 질문이어서

많은 기대를 안고 있었던 저에게는 아쉽게 느껴지더라고요.

인터뷰 후에 연주한 그의 '마주르카'로 마음을 달래봅니다ㅎㅎ


먼저, 쇼팽 콩쿠르에 대해서 소개해볼께요.

쇼팽 콩쿠르는 폴란드 출신의 음악가인 쇼팽을 기리기 위해서 1927년에 창설되었습니다.

그 후, 제2 세계대전이 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5년에 한번씩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와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3대 콩쿠르라고 불리면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콩쿠르 입니다.

특히 앞서 말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다르게

오직 피아노만을 위해 열리는 콩쿠르이며 쇼팽의 작품을 연주하죠.

대상은 16세부터 30세의 젊은 피아니스트이며, 국가별 예선을 거친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참가합니다.

이러한 대단한 명성으로 인해 우승자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될 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초청연주 기회와 함께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게 됩니다.


역대 쇼팽콩쿠르 우승자들중에 지금까지도 활발히 연주하며,

클래식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연주자들이 많은데요.

오늘 함께 만나볼 연주자들은 폴리니와 아르헤리치, 그리고 우리나라 피아니스트인  임동혁, 조성진입니다.



먼저 첫번째로, 마우리지오 폴리니(Maurizio Pollini)입니다.


지금은 이미 백발의 할아버지이지만...ㅎㅎ

폴리니는 1960년 제6회 콩쿠르에서 가장 어린 연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를 받은 우승자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도 그의 에튀드 연주를 소개했었는데요.

 그의 에튀드 연주는 ‘수학의 정석’과 같다고 음악 전공생들끼리는 이야기 합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루빈스타인은 “...that boy plays better than any of us jurors.” 라고 말하면서

그의 연주를 극찬했었죠.


https://www.youtube.com/watch?v=5j7kVimeZEc

Third stage에서 연주한 피아노 협주곡 No.1 1악장입니다.

이곡은 조성진이 파이널에서 연주한 곡이죠^^




두번째로,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입니다.


지금까지도 회색의 정리되지 않는 머리를 흩날리는 마르타 여사님ㅎㅎ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폴리니가 우승을한 다음회인 7회, 1965년에 우승하였습니다.

피아노계의 여제 혹은 마녀라고 불리는 그녀는 굉장히 자유분방하고 야성적인 연주자입니다.

갑작스럽게 프로그램을 바꾼다거나, 관중들을 예고없이 기다리게 하기도 하는 등...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데요. 이러한 것들은 그녀가 무대에 올라서면 모두 잊게 됩니다.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열정적인 연주가 모든 것을 용서 받게 하는거 같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_0RpoflsaUM

콩쿠르 당시에 연주했던, 쇼팽의 '스케르초 3번'입니다.




세번째로, 임동혁입니다.

얼마전 조성진의 쇼팽 앨범이 나오는 비슷한 시기에 그도 비슷한 레파토리로 앨범을 내서 화제가 되었죠.

사실 조성진과 임동혁은 10년 터울로 콩쿠르에 입상했고, 나이도 10년차이 납니다.

언론에서 많이 비교하고 심지어 그의 앨범발간 기자회견에도 조성진에 대해서 물었는데...

두 사람은 사실 굉장히 친밀한 사이라고 하니, 다들 너무 경쟁상대로 부추기진 맙시다ㅎㅎ

좌 임동민, 우 임동혁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임동민 임동혁 형제는 2위 없는 3위를 공동 수상하였습니다.

현재 형인 임동민보다는 동생인 임동혁이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있죠.


임동혁은 수많은 팬들을 몰고다니는,  우리나라 클래식계에서는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연주자입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피아노 리사이틀로 가득 채울수 있는 피아니스트는

 아마 임동혁밖에 없을거라는 이야기도 많이 하죠.ㅎㅎ


사실, 임동혁과 임동민의 공동 3위 수상은 아쉬움이 남는 순위 입니다.

2005년 쇼팽콩쿠르 결선무대에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던 임동혁은

 1악장을 마친 후에 돌연 연주를 중단하게 됩니다.

연주 도중에 피아노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하고는 주최측에 확인을 요청했고 확인결과,

피아노 안에는 조율할때 사용하는 망치가 그대로 들어 있었습니다.

조율사가 조율을 마치고 조율도구를 피아노 아래에 놓는 실수를 한 것이죠.

작은 울림, 음의 높고 낮음을 표현하는 피치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음악가들인데...

아마 1악장 연주내내 연주에 꽤 불편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어느 블로그에서는

'이는 마치 외과의사가 수술을 끝낸 후 환자의 몸속에서 수술도구를 그대로 두고 수술을 봉합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표현할 정도니까요.


이 망치를 치우고 2악장을 시작했지만 이미 흐름은 끊어진 뒤였습니다.

음악가들에게는 흐름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악장과 악장사이에 박수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것도 그 이유이죠.

일부에서는 이 해프닝이 없었더라면 그의 순위가 더 높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있습니다ㅎㅎ


아쉬운 마음으로 그의 연주를 들어보면 좋겟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gXD8WBoGoc0

쇼팽의 피아노 콘체르토 No. 2 3악장 입니다.

이 연주는 이미 위에 언급한 해프닝이 일어난 후의 연주인데...

침착하게 정말 좋은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5년 17회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쇼팽 콩쿠르를 수상한 그는

1994년생이며 현재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재학중입니다.

이번 쇼팽콩쿠르에서 1위 수상을하며 상금 3만유로와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자상 수상으로 상금 3000유로를 받았고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발매했죠.

사실 그의 음반은 우리나라에서도,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팔렸지만

정작 그 수입은 모두 쇼팽콩쿠르측에서 가져간다고 하네요.ㅎㅎ


조성진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이번 쇼팽콩쿠르를 통해서이지만

이미 많은 음악인들 사이에서 그는 유명한 연주자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2011년에 3위에 입상했었죠.

한창 콩쿠르 우승 소식이 들릴 때,

제 지인은 내가 조성진의 골수 팬인데 왜 다들 이제야 그 진가를 알아보냐며 안타까워 했었죠ㅎㅎ


제가 만났던 음악가는 조성진군을 초등학교때 보았는데,

이미 그 나이에도 자신이 해야할 것들을 분명히 알고 실천하는 균형있는 학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한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기전에

쇼팽에 관련된 책은 모두 찾아보고, 쇼팽의 무덤도 찾아가기도 하면서

다각도로 쇼팽과 그의 음악을 연구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그러한 노력이 무대에서 빛을 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그는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어,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좋은 연주자가 나왔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614oSsDS734


진지하고 섬세하지만 힘있는 그의 연주를 들으면서

 파이널에서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No.1을 감상해보세요.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쇼팽의 'Etude Op.25 No.11 '겨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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