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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Feb 06. 2017

라벨의 '볼레로'(Bolero)

반복의 지루함에 정면으로 돌파하다!

즐거운 주말을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요일!

워어얼화아수목금퇼 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월요일은 꽤나 힘든 요일인 거 같아요.

새삼스레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매주 반복되는 일상인데,

왜 월요일은 이렇게 힘든 날이 되었을까요? 


어쩌면 일상이라는 반복적인 굴레 속에 들어가야 하는 첫 관문이라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이렇게 지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ㅎㅎ

오늘은 반복되는 지루함에 정면으로 돌파한 곡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이곡을 들으면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지루함도 함께 돌파해보면 어떨까요?^^



먼저, 이곡은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와 영화 <밀정>에 삽입된 곡입니다. 



또한, 이 곡의 음향 파형을 보면 작게 시작했다가 점점 커지는 음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이 파형 그림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음악을 들을 때 떠올려 보세요.




오늘 소개할 음악은 크레셴도* 음악이라고 불리는 라벨의 '볼레로'입니다. 

*크레셴도: 점점 크게


모리스 라벨 (1875-1937)


프랑스 작곡가인 모리스 라벨은 음악을 사랑했던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음악 정서를 가진 작곡가입니다. 

어린 시절의 뛰어난 음악성으로 파리음악원에 입학했지만 

게으른 성격으로 인해 파리음악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후에 앙드레 제달즈에게 레슨을 받으며 관현악법을 공부하게 되고 

많은 관현악 작품을 작곡, 편곡하면서 관현악의 대가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라벨의 대표작으로는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Piano Concerto G Major)’와 피아노 곡인 ‘물의 희롱’, 

작곡가 무소르그스키의 작품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전람회의 그림’이 있는데

모두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기 때문에 조만간에 꼭 소개하고 싶어요. ㅎㅎ

     

라벨은 드뷔시와 함께 인상주의 작곡가로 분류되지만

 그의 음악의 어느 정도만 드뷔시의 영향을 받았을 뿐, 

곡 전체의 형식과 구조를 매우 중요시하는 고전주의(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음악적 성격이 매우 강해요. 

드뷔시의 음악에 비해 라벨의 음악은 선율이 매우 뚜렷하고 리듬이 명확하며 탄탄한 형식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음악이 많은데, 

이것은 라벨 본인이 스페인을 비롯한 동양의 분위기에도 매우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볼레로는 무용가 루빈스타인의 편곡 의뢰에서 시작된 곡입니다.

그녀는 라벨에게 자신이 안무할 알베니즈의 ‘이베리아’ 중 6개의 악장을 관현악으로 편곡해 달라고 의뢰하였는데요. 

라벨은 편곡 작업을 하던 중, 그 곡이 이미 다른 작곡가에 의해 편곡이 완료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로 인해 좌절한 그는 실험정신을 가지고 새로운 곡을 작곡하게 되고, 

이곡은 그의 대표작이 됩니다. 



볼레로의 리듬주제


곡의 시작부터 스네어 드럼에 의해 연주되면서, 곡 전체를 아우르는 독특한 리듬은 원래 에스파냐 민속 춤곡의 리듬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 리듬은 곡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템포를 일정하게 잡아주어서 무용곡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하게 하는데요.

일정하게 반복되는 리듬 주제는 곡 전체에서 총 169회가 연주됩니다. 

곡 전체의 마디수가 340마디인데 이 리듬 주제에서 해방되는 마디는 단 2마디뿐이라고 하니, 라벨이 얼마나 집요하게 이 리듬을 끌고 나갔는지 알 수 있겠죠?ㅎㅎ



볼레로의 주제선율


볼레로의 응답선율



반복되는 리듬 위에 두 개의 주제가 주제-응답 형식의 대화하는 듯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이 두 개의 주제들은 곡 전체에서 18회 반복되며, 

플루트를 시작으로 클라리넷-바순-오보에-트럼펫-색소폰 군의 연주까지... 

계속적으로 주제를 연주하는 악기들이 하나씩 더해지게 되고요.  

음악을 감상하실 때 주제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이 음악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라벨은 ‘볼레로’의 흥행에 대해

 “이것은 음악이 아닌 관현악적 조직일 뿐이며 단순한 실험이었다.”는 해명을 할 정도로 당황했다고 합니다. 

사실 볼레로를 들어보면 점점 크레셴도 되는 음향이 마지막에 가서는 걷잡을 수 없어지고, 

굉장히 갑작스럽게 곡을 마무리해서 무책임하다는 느낌도 들어요. 

아마 라벨도 이미 너무나 커진 음향에 새로운 음악적 요소를 넣을 수 없었기에 

급하게 끝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ㅎㅎ 

   



라벨은 이곡의 연주 권장시간을 17분으로 지정했지만,

요즘은 15분에서 17분까지 지휘자들의 해석에 따라 다양하게 연주됩니다.


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비교해서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17분대로 연주한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이고요. 

두 번째는 14분대로 연주한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립교향악단입니다. 

    

구스타보 두다멜 -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ttps://www.youtube.com/watch?v=I9CMPOz1SaQ 

    

정명훈 - 서울시립교향악단

https://www.youtube.com/watch?v=avhSABEy_i4




원래 무용곡으로 작곡되었던 '볼레로'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용도 함께 감상하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드립니다.^^

실비 기욤의 무용으로 감상해보세요.


Sylvie Guillem - Bolero @TOKYU SILVESTER CONCERT 

https://www.youtube.com/watch?v=SS_WJmLGFrA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에만 연재했던 뜨루의 클래식,

앞으로는 좀 더 부지런을 떨어 보려고 해요.ㅎㅎ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곡 소개뿐만 아니라 

클래식에 대한 상식과 그 외 다양한 이야기들을 

폭넓게 해보려고 준비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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