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싫어.

나는 겨울이 유독 어렵다

by 일상의 탐험가

누가 나에게 어느 계절이 제일 좋으냐고 묻는다면 봄과 가을 사이에서 저울질하느라 잠시 대답이 늦어질 것이다. 하지만 제일 싫은 계절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단 1초도 걸리지 않는다.

나는 겨울이 싫다. 여름보다 더 싫다. 사계절 중에서 가장 싫다.


여름은 낮이 길어 내 활동의 시간을 늘려주지만, 겨울은 밤이 길어 모든 것을 제한하고 하루를 짧게 만든다. 뭔가 해보려는 마음이 늦게 움직여 몸을 일으킬 즈음이면 어둠이 먼저 와 있다.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하는 찬 공기도 싫지만, 스산한 회색빛 풍경은 말없이 사람의 마음을 끌어내려 끝내 가라앉히고야 만다.

어둡고, 침울하고, 역동적이지도 활기차지도 않은 계절. 그것이 겨울이다.

악의 기운처럼 밝은 기운을 어둠으로 바꾸는 계절이 있다면 나에게는 그것 역시 겨울이다.


이쯤 되면 겨울을 향한 나의 증오가 묻어나는 이 표현들에 혹시 겨울에 무슨 나쁜 일이라도 있었던 건 아닐지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겨울을 싫어하는 이유는 하루를 풍요롭게 살고 싶은 나 같은 사람에게 시간을 넉넉히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를 묻기도 전에 하루의 마감을 알리듯 어둠의 셔터를 가차 없이 내려버리는 것이 유난히 얄밉다.

겨울은 지나치게 냉정하고, 지나치게 솔직한 계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름의 방식으로 겨울을 견딘다.

겨울을 지나지 않고서는 봄과 다른 계절들을 차례로 맞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가 짧아진 만큼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욕심을 조금 줄이고, 겨울의 어두운 기운을 몰아내기라도 하듯 밝은 노래로 하루를 채운다.

반드시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에 먼저 시간을 낸다.

겨울은 나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나를 가라앉히려 애쓰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남고 있다.


모두 차디찬 이 겨울을 어찌 보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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