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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콩 Nov 16. 2020

독서로 인생을 바꾸는 방법(feat, 독서모임)


   독서의 길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도서관의 독서 관련서적만 해도 부스 하나를 꽉 채울 정도이다. 한때 독서컨설팅 재능기부 모임을 개최한 적이 있다. 자료조사를 위해서 몇십권의 독서 관련 서적을 들쳐보았다. 거의가 비슷한 맥락인데 문득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었는데 바로 독서모임을 하라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독서란 자고로 혼자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독서모임을 권장하길래 문득 독서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근처 도서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독서동아리를 모집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으로 블로그에서 독서동아리를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해서 처음 만나기 직전에 내가 짊어져야 했던 부담감은 말도 못할 정도였다. 아무리 검색을 해도 제대로 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독서모임을 참여해본 적 조차 없는데 내가 주최자라니. 이날까지 뭔가를 앞장서서 이끌어 본 역사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독서 동아리가 벌써 일년이 넘어가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zoom으로 온라인 모임도 개최했다. 6개월 단기 모임을 기획했으나 함께 하고 있는 회원들의 열정이 대단하여 당분간은 계속해보기로 했다.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참여해 오다보니 독서클럽의 여러가지 이로운 점이 있다. 


첫째, 1인 독서의 한계를 탈피할 수 있다. 

 혼자서 책을 읽었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던 것을 다른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새삼스럽지만 충격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둘째, 독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다. 

 혼자서라면 읽기 부담스럽거나 다소 지루한 내용의 책도 모임 날짜가 다가오면 어쩔 수 없이 펼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며 읽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어쨋거나 독서의지가 모자라는 사람들에게는 독서모임이 꽤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셋째, 독서편식을 벗어날 수 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책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내가 얼마나 편협한 독서를 해 왔는지 독서모임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혼자서라면 정말이지 읽어보지 않을 것 같은 책에 도전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가끔은 그 책이 마음에 들거나 유익할 때가 있다. 다양한 독서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넷째,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 낯선 사람들과 새로운 대화를 통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우리 회원분들은 성별도 나이도 직장도 제각각이다. 결혼하신 분도 있고 미혼인 분도 계시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똑같은 일을 하는데 평소에는 접점이 없는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신선한 에너지를 준다고 한다. 


다섯째, 독서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독서편식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과 겹치기는 하지만 독서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또 별개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임은 미처 책을 읽지 못해도 자유롭게 모임에 참여하는 편이다. 책을 읽지 않았어도 모임에서의 대화를 통해 책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볼 수 있고 훨씬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여섯째, 확장된 독서를 할 수 있다.

 독서의 가장 중요한 점은 독서의 확장이다. 독서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을 읽고 나면 돌아서서 까맣게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한번 더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다 보면 또 저자의 다른 책이나, 같은 분야의 연결된 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모임에 나와서 한마디 말이라도 하려면 책의 내용을 살짝 요약해 봐야 한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조금씩 쌓이면 내 자산이 되고 어느새 독서인간이 되기 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이외에도 전혀 다른 환경의 사람들과의 친목 도모를 예를 들 수 있겠다. 이것은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다. 나 혼자 책에 취미가 있다한들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책에 대한 수다를 마음껏 떨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무리 친하거나 가까워도 내가 방금 읽었던 책에 대한 내용을 가감없이 공유하고 토론하는 것이 일상의 관계에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리 회원들은 이 부분에 대한 갈증을 독서동아리를 통해서 해소하는 것 같다. 


 독서모임이 독서에 있어서 꼭 필요한지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서모임이 가지는 분명한 이로운 점이 꼭 있다. 독서모임을 진행하며 내 인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내성적이고 우유부단했던 내가 이제는 일정과 장소를 딱딱 정해서 공지하고 회원들을 이끌어나간다. 매달 모임이 끝나면 다음달에는 더 좋은 책을 더 많이 읽고 회원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바쁜 일상속에서 다독과 통독, 탐독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혼자서는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여서 함께 책을 읽는다. 독서로 인생을 바꾸는 방법이라고 제목을 거창하게 달았지만, 독서를 꾸준히 하다보면 인생을 시시각각 다른 색깔로 우리를 비출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독서모임, 독서클럽, 독서동아리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감히 권해 본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음이 점점 각박해져 가는 요즘이다. 낙옆이 떨어지는 계절, 사람들의 마음에 차 한 잔과 책 한권의 여유가 깃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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