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세월의 뼈_기억

조성범

by 조성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바쁘구나 바빠

신념은커녕 생각이라고는 반 푼 어치도 없다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쓸어 담아 떵떵거리고 사니

이 복마전 정권이 무진장 고맙고 고마운 게야


물에 빠져 뒤지던 말든 내 알바 아니라니까

거 뭐 교통사고로 몇백 명 숨 끊어진 거 가지고

쌀밥 먹게 해 준 위대한 앞잡이 유신의 혈통 말여

성골 파렴치 언니 누나 보고 뭐하는 짓이여


수도 서울 한복판 광화문 찬 돌바닥에 자빠진

죽임 당한 세월 앞에 단식으로 마른침을 삼키는 디

불법으로 광장을 점거해 지랄한다고 악 쓰며

게걸스럽게 통닭에 피자를 쑤셔 넣는 막장 세상


돈 몇 푼에 팔린 진실과 정의는 소름이 끼치네

악의 주둥이에 들러붙어 날이면 날마다 게거품 물고

사방을 쏘다니는 잘난 나의 이웃과 형제들이여

이 죽음이 그대의 아랫목을 태울 수 있음을 모르네


부동산 복부인으로 한탕하여 펑펑 쓰며 산다고

내 자식은 군에도 안 가고 여차하면 토끼면 된다고

나만 배불리 홍야 홍야 하는데 뭔 지랄이냐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네


세월의 뼈를 깎아 심장의 토혈로 써 내려가는

시궁창 썩은 냄새 진동하는 아귀 세상에서

악의 꽃이 천년만년 간다고 정말 그리 보시는가

역사의 준엄한 심판 능지처참이 기다림을 모르오


가을이 왜 이리 빨갛게 타들어 가냐

온통 빨간 불바다 산천이 오겠구먼

찬 서리 내리기 전에 끝나게 해 주렴



2014.9.19.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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