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에 앉은 눈을 씻으려
바람을 흔들기도 하고
눈에 들이박기도 여러 차례
티를 빼려다 눈멀게 생겼네
손에 닿은 인연을 놓으려
바람에 몸서리치기도 하고
손가락 모아 박치기 여러 차례
그리움을 핥으려다 지문 헐게 생겼네
발에 붙은 생을 놓으려
산바람에 터럭 한끝 부러뜨리려
발바닥 부르트도록 산을 깎기를 여러 차례
험한 몸뚱이 공중을 치게 생겼네
등짝에 기댄 땀방울 빼앗으려다
솔바람 놀라 기절할까 안쓰러워
어깨를 타고 내린 아버지의 눈물 뽑기를 여러 차례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줄도 모르고 가게 생겼네
머리카락에 자박 거리는 꿈을 풀려다가
햇바람 뻘질하고 텁텁할까 미안하다
땅바닥 기댄 발바닥을 올라오기를 여러 차례
네 몸이 내 몸인 줄도 모르고 화딱지만 나네
한낱 먼지 되려 맘을 들추려다
땅을 기어오른 종아리, 무릎, 궁댕이, 허리, 등짝, 목을 기어오르며
한 세상 머리에 갓을 쓰고 눈을 쓰려 관절을 분지르기를 여러 차례
맘을 앗으려 육신을 학대하느라 낯가죽 그을릴쏘냐
눈을 씻은 눈꺼풀, 심장을 한 줌 떼어
바람에 말리고 가볍게 세상을 발라
그냥 그곳에 흩날리는 생의 불나비
벌 나비 시간을 적셔 하늘을 붓는구나
2013.8.27.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