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쫓겨난 시곗바늘이 알지 못하는 사이
오늘이 어제의 옷을 입으려 질질 끌려가네
옷걸이에 맞추려 몸통을 싹둑 잘라 마름질하고
숭숭 난 뱃삼을 막으려 어지러이 바닥을 틀어쥐네
바닷물 틀어막느라 밤이 낮이 되려고 빛을 태우고
소금꽃 하얗게 얼룩져 염전을 드느라 목줄을 절이네
민중의 마음씨, 인민의 마음결, 백성의 마음보, 국민의 주권이 다른가 보네
나라의 품격이 동해를 마르고 닳도록 서해를 불 질러 저녁노을을 자빠뜨리네
"썩은 새끼에 목을 매느라" 2013년의 8월, 늦여름은 해를 갈라 빛을 침몰시키네
2013.8.29.
조성범
*[속담] 썩은 새끼에 목을 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서 억지로 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