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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Jul 12. 2016

조직이란 무엇인가

제3강, 조직은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수단이므로 수평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조직이란 무엇인가?     

제3강, 조직은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수단이므로 수평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이번 4차에 걸친 강의 시리즈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오해를 밝혀서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해보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첫째, 인간(인간관)에 대한 오해

둘째, 조직(사회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오해

셋째, 세계(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대한 오해     


첫째 강의는 인트로였고, 둘째 강의는 인간에 대한 오해를, 셋째 강의는 조직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조직생활에서 불행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면 원인은 뭘까? 그 원인은 대개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구조의 문제, 둘째 시스템의 문제, 셋째 프로세스의 문제, 넷째 사람의 문제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구조의 문제입니다. 그다음이 시스템의 문제이고 사람의 문제는 가장 적은 비율일 뿐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구조의 문제를 사람의 문제 또는 인간관계의 문제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사람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져서 생긴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비효율성의 대부분은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조직구조를 피라미드형 계층구조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피라미드 구조는 사실상 가장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이미 구약성서에서부터 입증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구약성서 출애굽기 18장에는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 시나이 반도에 도착한 장면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최종 목적지는 가나안 땅이었습니다. 이집트에서 가나안까지의 거리는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닙니다. 모세는 장인 이드로의 충고를 듣고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을 두어 백성들의 갈등을 조종하도록 했습니다.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시나이 반도 광야에서 40년이나 고생을 했습니다. 피라미드 구조가 효율적이었다면 그랬을 리가 없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했던 제1세대는 광야에서 고생고생을 했지만, 꿈에도 그리던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모두 그곳에서 죽었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 같은 신세대들이 여리고성, 아이성 등을 정벌하면서 가나안 땅을 점령했습니다. 


조직이론가들 중에는 가끔 피라미드형 구조를 구약성서에서 제시한 훌륭한 조직설계모델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약성서에서 묘사하고 있는 모세의 피라미드 구조는 오히려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증거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계층구조가 가지는 결정적인 문제점입니다. 계층구조를 찬양하는 조직이론가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장인 이드로의 충고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모세가 이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인류는 조직의 구조설계에서 실패했습니다. 명령과 통제, 지시와 복종, 억압과 착취가 가능한 형태의 피라미드형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피라미드형 조직은, 최정점에 있는 일인이 위대한 인물일 경우에만 어느 정도의 효율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매번 위대한 인물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조직 효율성은 사라지고 멸망에 이릅니다. 제국주의 시대의 모든 나라들이 멸망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피라미드형 계층구조는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다양한 단점들이 상호작용하여 스스로 붕괴하지만, 네트워크형 수평구조는 다양한 장점들이 모여 스스로를 자기 조직화하면서 창조적으로 변화해간다.



이제 21세기가 되었습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라미드형 계층 조직은 날이 갈수록 그 효율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 개념으로 바뀌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세상의 많은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도 실시간으로 화상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입니다.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 기술에 걸맞은 정신 모형(mental model)이 바뀌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의 정신 모형은 위계적 계층구조에 따른 권위주의적 사고와 태도에 고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네트워크형 조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렇게 바뀌려면 조직의 모든 권한을 분권화시켜 조직구조를 수평화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21세기 우리나라 조직론의 화두는 분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권화(decentralization)! 


이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이슈입니다. 그런데 이 개념조차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분권화된 조직이나 그런 현상을 경험해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이론적 설명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몸으로 체험할 수 있어야 이해됩니다. 


"Organizations have to be run by ideas, not hierarchy."

"조직은 계층구조가 아니라 아이디어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것은 스티브 잡스가 한 말입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고 몸소 실천하려면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그리고 함께 시도하면서 서로 피드백하는 실제 체험을 필요로 합니다. 뇌세포가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근육과 뼈와 세포들이 네트워크형 수평조직에 스며들어 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수평조직은 이론과 말은 대단히 쉽게 할 수 있지만, 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체험의 영역입니다. 유럽의 여러 복지국가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서로 체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체득한 사람들은 서로 대화하는 법부터 다릅니다. 대화법도 새로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대화법을 배운다고 해서 수평조직이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실현되어야 합니다... 정말 어려운 과제입니다...




2016-07-15(금) 오후 7:30, 제4주 차 마지막 강의는 세상의 이치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꿈꿀 수 있는 바람직한 모델을 생각해볼 것입니다. 이번엔 강의장소가 바뀌었습니다. KT 광화문빌딩에 있는 창조혁신센터 콘퍼런스홀입니다. 광화문역 2번 출구 바로 앞 건물입니다. 주최하는 <사람숲협동조합>에서 많은 분들의 참석을 바라고 있습니다. 함께 공부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갤러리

(이 사진은 사진작가 조우혜 선생이 찍어준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강의 현장을 스케치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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