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사는 나라들은 복지에 너무 많이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2015-09-23(수)
지난 6월에는 광주일보 주최 초청 강연을 했었는데, 이틀 밤을 묵으면서 광주시내 금남로에서 비를 맞으며 걸었다. 35년 전의 모습을 상상하며 걸었다. 구 전남도청도 보고 예술인의 거리도 걸었다. 국립 518 묘역도 보았다.
오늘도 종일 비가 내렸다. 전남 화순공공도서관에서 "미래경영, 인간은 자원이 아니다"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가졌다. 2시간의 특강이라서, 할 말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늘 그렇다. 더구나 청중으로 고등학생들까지 합세했다. 고등학생들이 들어서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끝나고 나서 나에게 달려들어 질문하는 이들은 모두 학생들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노동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해외유학을 가야 하는가?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복지를 많이 한 나라가 가난하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가? 서유럽에서는 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는가? 조직의 계층구조가 아닌 수평구조는 어떻게 유지되는가? 계층구조가 가져오는 심대한 폐해는 무엇인가? 등등...
우리 교육은 가장 기초적인 것을 아주 엉터리로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구약성서의 호세아 선지자가 했던 말을 되새긴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한다"고 말이다. 교육계는 지금 이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가장 기초적인 정신적 플랫폼을 잘못 가르치고 있다. 정말 대책이 없어 보인다... 이 학생들을 어찌할 것인가?
다시 광주(화순과 광주 사이에는 30분 거리라는 것을 여기 와서 알았다)까지 온 김에 호텔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그동안 가보고 싶었지만 못 가본 곳을 찾아가는 기쁨도 누리기로 했다. 팽목항엘 가보는 것이다. 300여 명이 떼죽음을 당한 것은 우리 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용산사태와는 또 다른 일종의 공적 테러와 같은 것이다. 적당히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원인과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다.
(이 사진은 함께 여행한 형님이 찍어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