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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식 Mar 20. 2019

2022 월드컵을 향한 첫 걸음

2019년 3월 평가전 명단 발표

  준비하는 시기부터 과정까지 모든 것이 좋았으나, 결과는 많이 아쉬웠던 지난 2019 아랍에미레이트(UAE) 아시안컵. 이로부터 대략 2달 뒤인 2019년 3월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갔다. 지금부터는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 그 목표는 바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이다.      


  새로이 준비하는 시점에서는 과거의 모습에서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진하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변화된 모습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속적으로 보완을 거듭해야 하는 부분은 어디인지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이번 3월 A매치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하고 있는 '파울로 벤투(Paulo Jorge Gomes Bento)'감독은 지난 3월 11일 오전 11시 파주 NFC에서 3월 국내 A매치 2연전에 선보일 27명의 선수를 발표하였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번 선발의 키워드는 '준비'이다.


A매치 2연전 일정

3월 22일 (금) 20:00 대한민국 VS 볼리비아 (울산문수축구경기장)

3월 26일 (화) 20:00 대한민국 VS 콜롬비아 (서울월드컵경기장)

KFA 페이스북 페이지 참조


1.  은퇴와 공백

전체를 놓고 봐서 선발하고자 한다.

  한동안 대표팀에서의 핵심이면서 주장까지 역임했던 두 선수가 2019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였다. 기성용(30 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30 아우크스부르크)이다. 부상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전부터 대표팀에서의 은퇴를 시사했기에 벤투 감독은 이 두 선수의 공백에 대한 구상을 해왔을 것이다. "단순히 기성용과 구자철이 빠졌으니 누구로 대체할 것인가로 놓고 보면 제가 지구 몇 바퀴를 돌아도 못 찾을 것이다. 그들의 능력을 그대로 대체할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하며, 그동안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보여주었던 실력과 경험의 가치를 존중해주며 얼마나 영향력이 큰 선수였는지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이어 "팀을 만들고 선수를 선발할 때 '누가 빠졌으니 누구로 대체해야겠다'고 선발한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우리가 해왔던 틀을 잘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발하고 있다."라며 축구는 팀 스포츠이고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지금 당장은 기성용과 구자철의 공백을 쉽게 메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두 선수도 처음 대표팀에서는 '젊은 피',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라는 말을 들었다. 이제 새로운 어린 선수들이 등장했고, 추후에는 이들이 대표팀을 이끌어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 필자는 이들이 없는 새로운 대표팀이 실전 무대에서 어떠한 전술적 그리고 전략적 옷을 입고 등장할지 기대된다.


2.  젊은 피 수혈

실력이 되는 선수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발탁하려 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기존의 베테랑들을 유지하면서 지난 2019 아랍에미레이트 아시안컵을 치뤘다. 메이저 대회를 마치고 새로운 담금질에 들어갈 시기에는 항상 이 단어가 뒤따른다. 바로 '세대교체'다. 벤투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뽑으면서 기존의 선수와 융합 혹은 새로운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감독은 "모든포지션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소집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라는 언급을 통해 항상 포지션별 가장 최고의 선수 선발하는데 1차적인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였다. "한편으로는 미래를 염두에 두고 대표팀을 어떻게 건설해 나갈 것인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린 선수 중에서는 능력 있는 선수들을 불러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큼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언급은 평가전에서 어린 선수들을 선발하고 경기에 기용하여 차세대 대표팀의 한 축을 맡을 선수들을 실험하겠다는 뜻이며,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그 위치를 고수할 수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누구에게나 기회가 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강인과 백승호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능력이 되기 때문에 선발했다.

  이번 A대표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이강인(18 발렌시아 CF)과 백승호(22 지로나 FC)다. 벤투 감독은 이 두 선수에 대해 "소속팀 2군 경기에서 능력을 선보인 결과 우리가 대표팀에 불렀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일지, 대표팀에 잘 융화돼 성장할지를 장기적으로 관찰하고자 한다."라고 하며, 이미 소속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대표팀에서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다면 더없이 좋은 자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었다. "두 선수는 이미 기술적으로는 아주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전술적으로는 대표팀에 와서 어느 포진션에서 어떻게 기용하고,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할지를 생각할 것이다."라는 말을 통해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팀의 전술에 맞춘 뒤 선수 개인의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선수와 함께 찾아보고자 노력할 것이라 말하였다.


  어린 선수들은 항상 미래의 큰 자산이 된다는 점을 우리는 여러 차례 확인하였다. 특히, 이번에 뽑힌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4.15세이다. 이 명단 그대로 4년 뒤에 있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름을 올린다고 하더라고 28세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얼마든지 더 어린 선수가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며 다음 대회를 준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젊으면서 동시에 경험 많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기대된다.


3. 유지와 변화

틀을 유지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대표팀의 틀은 구축해놓은 상황이고, 첫 소집부터 아시안컵까지 계속 소집됐던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을 주축으로 나머지는 채워갈 것이다."라고 벤투 감독은 인터뷰에 응하였다. 지금까지 선수들과 함께 발맞춰온 전술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주축이 되어 전체적으로는 이전의 것을 유지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우리의 기본적인 경기 운영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개선해야 할 점은 있다. 효율적인 부분에 대해 개선을 해야 한다."라고 하며 큰 틀에서의 변화는 쉽지 않지만 필요한 부분에서의 세부적인 사항은 보완 및 변경이 가능할 것이라고 하였다. 벤투 감독은 "내가 부임한 뒤 선수들이 플레이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원하는 것을 전반적으로 잘 이행해줬다고 생각한다."라며 전술 및 전략적으로 주문하면 선수들의 습득력과 이해도가 높아 훈련과 실전에 그대로 적용되어 선수들에게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어느 감독에게나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전술이 있는 것은 당연하며 누구나 자기 고유의 축구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치기란 쉽지 않다. 또, 우리는 이전 경기에서 내용과 결과 면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벤투 감독이 언급한 듯이 전체적으로 완전히 뒤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보완을 거듭하며 유연하게 더 발전된 방향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점에서 다시 한번 믿음직한 사령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 '손흥민' 활용법

선수의 활용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한다.

 소속팀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유독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FC)에 대해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경우는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다."라고 하며, 대표팀에서의 다양한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중요 자원이기에 감독의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멀티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훈련을 잘 지켜보고 좋은 전략을 세워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아무리 주장이자 '에이스'라는 평을 받는 손흥민일지라도 대표팀에서의 경쟁은 피할 수 없으며 앞으로 남은 일정을 통해 실전에서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겠다고 하였다.


  소속팀에서 만큼의 실력이 대표팀에서 드러나지 않아 선수 개인적으로도 대표팀 경기에 있어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계에는 "컨디션은 일시적이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손흥민'이 이름 세 글자가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항상 경쟁체제를 유지해야만 하고 기존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선수들의 은퇴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대표팀에서 이제 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카를 바르트(20세기 스위스의 대표적인 신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새로운 목적지을 향한 운행 준비를 마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현재 교차로에 위치해있다. 이것이 바로 이번 국내 A매치 2연전이 중요한 이유이다. 어느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야 할지 결정하게 되는 순간이다. 물론, 추후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수정을 할 수 있으며, 팀에 가장 적합한 선수를 선발하고 팀에 가장 어울리는 전술을 선택할 것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는 전술적인 부분보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더 염려하는 듯 보였다. "선수들은 부담을 갖고 스트레스 받는 것이 큰 데 이를 떨쳐내고 부담감 이상으로 즐기면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있어야 본인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부담감이 있기에 자기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야 자신의 능력이 발휘되며 더 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기에 선수들이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경기에 임하면 좋겠다고 하였다. 필자도 그와 동일 의견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이 과거에 자신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보다 앞으로 있을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 집중하여 기량을 갈고, 닦으며 변화해가는 팀에 녹아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과연 이번 경기에서 감독은 어떠한 전술을 선수들에게 주문할 것이며, 선수들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으로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을 것인가?. 필자는 이 부분이 이번 2연전 경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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