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린 노래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한 장면, 한 소절의 노래였던 적이 있을까

by Moonlighter

오늘 레이디 가가랑 브래들리 쿠퍼가 나온 Star Is Born 을 봤다.


처음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그들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게됬고,

생각해보니 유명하지만 본 적 없는 영화인 것 같아서 봤다.


그들은 서로의 첫 만남부터 모든 순간이 노래였던 것 같다.

노래를 부르는 직업을 가진 두 사람이어서였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또,


근래 푹 빠져 사는 가수가 너드커넥션인데,

그 중 '우린 노래가 될까'를 가장 좋아한다. 하루에 한번 이상은 듣는 거 같다 요즘에.



그래서 '가끔 나에게도 어떤이에게도 내가 노래였던 순간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런 감성 돋는 생각은 아무래도 서늘한 날씨가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뮤지션이 아닌 나는 그 어떤 상황에 나만이 아는 내 노래는 없지만,


그 계절 그리고 특정 장소, 특정 상황을 떠올리게하는 노래들은 있는 것 같다.


왜 가끔 '어 이 냄새, 나 어디서 맡아봤는데' 하는 것 처럼


온 몸의 세포들이 그 때의 아주 아주 적은 흔적들을 품고있어서 가끔 나타나는 그런 상황.



노래도 그럴 거 같다.



분명히 누군가에겐 나의 어떤 순간은 노래였을 것이다.


락이던, 발라드던, 동요였던간에


좋았던, 슬펐던, 미웠던, 웃겼던 그 모든 순간들이 잠깐씩은 다 노래였을 것 같다.




이전에 쓴 글에서 시간이 나이가 들수록 빨리 가는 것 같다는 내용을 적었는데,



예전의 내가 더 많은 사건과 사람들과 상황들이 있어서, 매번 바뀌는 그런 것들이 많았다면,


비교적 비슷한 일상과 사람들로 지내는 지금의 나의 시간들이어서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낀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니까 잘 보면 그 모든 순간들은 잘은 기억나지 않을 노래들이었을거고,


많은 노래들이 있어서 시간이 꽉꽉 채워진느낌이었지 않을까,


지금은 과거보단 더 적은 노래를 부르며 사는 것 같다.


일상을 특별하게 느끼는 순간이 덜하다는 거겠지?




그래서 잘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고싶은 건,

큰 이벤트를 만들 에너지는 없더라도, 가끔의 순간이 노래가 되게, 소소한 것들도 즐기고 살자는 것.


그러면 조금 더 재밌고 좋지 않을까...?!






+ 영화 너무 슬펐다.

예전에 봤으면 안 들었을 생각들이 나는데 이건 또 더 복잡한 감정을 알게된 탓인지

아주 작은 확실한 사랑의 표현들과 세세하게 불편하고 마음아픈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 너드 커넥션은 유튜브에 올라오는 취중 live 영상이 너무 좋다, 몇번째 반복해서 보고 듣고 있는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기 탐구 생활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