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김지연 기자]
여전히 많은 이들이 내 집 짓기를 꿈꾼다. 온전한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며 그만큼 집짓기에 관한 관심도 뜨겁다. 그리고 바로 여기, 행복한 집짓기를 위해 평생을 달려온 사람이 있다.
박목수의 건축여행 박승태 대표는 1987년 삼성 입사 후 2010년 명예퇴직까지 오랜 세월 건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해왔다. 그는 삼성 코닝의 독일 공장 건설 해외 파견 주재원으로 일하며 독일 베를린 근교의 2,000억 원대 공장 건축 시공 감독을 맡아 현장을 지휘했다.
또한, 한/미/일 3국 합작 멕시코 공장 건설 현장과 말레이시아,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의 건설 현장을 경험하며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웠다.
박 대표는 시공 도면을 확인하고 시공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감독 역할을 맡았는데, 덕분에 건축 시공 기술에 대한 본인만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쌓을 수 있었다.
그는 우연히 자기 계발 강의에서 50세부터 75세까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시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히 48세에 은퇴를 택했다.
그 후 평창한옥학교에서 6개월 동안 한옥 건축교육을 수료하고, 인천에서 실내 건축 인테리어 기술 교육을 수강했다. 한옥학교에서는 6개월 중 4개월 동안 대패질만 반복했다.
나머지 2개월은 서까래와 기둥을 다듬은 후 짜 맞추는 방법을 배웠는데, 장인이었던 교수님이 도면 대신 눈대중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생소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에게 건축이란 시공도면을 바탕으로 정확한 치수를 재고, 작업하는 일련의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평창학교에서 매일 연수 내용을 기록해 매뉴얼을 제작하고, 3D 모형의 건축물을 만들어두었는데, 그 자산을 지금까지도 건축주와의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그 후 2012년 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 ‘실내건축부문’ 2등에 입상한 박목수의 건축여행 박승태 대표. 은퇴 후 치열하게 기술을 습득해 온 그에게 주어진 선물과도 같은 상이었다.
집은 건축업자가 아닌 건축주가 짓는 것
박승태 대표는 집이란 건축업자의 손을 빌려 건축주가 짓는 것이라고 믿는다. 건축주가 집과 건축에 대해 잘 아는 만큼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2013년, ‘목조건축 굿하우스’라는 박목수의 건축여행 카페를 개설하고, 건축 시공 사업을 시작했다.
건축 진행 과정을 매일 정리해 올려 본인의 작업 일지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건축주, 관련 업체와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건축주는 카페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사의 진행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문제점도 신속하게 수정 요청할 수 있다.
또한 ‘목조건축 굿하우스’에서는 예비 건축주와 동종 업계 관계자들 간의 토론이 열리기도 해서 목조건축 기술의 표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건축설계사무소에서 만든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기초 자재를 선택하고, 집의 형태를 고민한 후 건축주와 상의하여 시공도면을 작성한다.
이후 3D 건축 모형과 조감도를 통해 건축주와 사전 협의를 거친다. 그는 시공 전 건물 전체에 대한 조감도와 건축물 내부를 건축주에게 입체적으로 보여줘 긴밀한 소통을 이뤄낸다. 또한 전체적인 그림뿐만 아니라 부엌, 가구, 화장실 등 모든 공간의 설비와 자재에 관하여 건축주와 깊이 있는 의견을 주고받는다.
“건축주가 의견을 바꾸면 곧바로 매뉴얼을 수정하고, 확인하며 시행착오를 줄여 건축 비용 절감은 물론, 만족스러운 품질을 갖춘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건축주가 무조건 저렴한 건축 비용만을 고집한다면, 절대 좋은 집을 지을 수 없어요. 예산에 맞추기 위해 건축업자가 품질이 낮은 자재를 쓰게 되고 결국 쌍방 간 분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건축주의 건축 지식 학습을 강조하는 박 대표는 집 짓기에 관심이 많은 일반 대중들도 ‘목조건축 굿하우스 박목수의 건축여행’를 방문하여 미리 지식을 쌓아두면 훗날 건축을 의뢰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 완성한 집의 행복
박승태 대표는 무엇보다 집의 기초적인 기능을 중요시한다. 보이지 않는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되어야 편안함과 안락함을 지닌 집이 완성된다고 믿기 때문. 먼저 수도, 난방, 배관 설비를 철저히 해 누수를 대비할 것 그리고 온도변화가 심한 지역의 집은 단열재나 창호 선택에 신중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세면기, 변기, 주방 시설, 조명 등 세밀한 요소에서 집의 품격이 달라지므로 어느 요소 하나 쉽게 넘길 수 없다고 말한다. 집마다 정성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1년에 오로지 4채의 집만 짓는 박승태 대표.
그는 <집 짓는 이야기 건축시공백서>, <건축주가 원하는 행복한 집 짓기>, <힐링이 절로 되는 자연 속의 집>, <박승태 목수의 건축여행 이야기 : 부여 삼산리 휴휴당> 등을 집필했다.
그의 집 이야기에는 늘 ‘행복’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점점 전원생활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요즘, 박 대표는 사람들의 행복을 짓기 위해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집 곳곳에 즐거움을 심어놓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집을 짓는 행복한 건축인으로 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을 담은 박목수의 건축여행 굿하우스의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