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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이블 Feb 19. 2022

속삭이는 손

엄마가 보내오신

동해바다


몇 년만인지 모를

바다풍경


바람짠내

여기까지 나는 듯하다.


싱싱하고 달콤 고소 짭짤하다며

한보따리 홍게도 보내오시고


함께였을 때 몰랐던

빈자리 쌩하다 하신다.


항상 통통다리 우리 주시고

비쩍 마른 다리

힘겹게 해치우실 때


슬며시 몸통 안에다

하얀 살 수북담아 주시던 손

우리 옆을 지나가던 손


우리를 위한 손이나

우리를 지나친 손이나

모두

사랑이었네라.


속삭이듯

그렇게 건네고 지나가던 손

우리를 살찌운

사랑이었네라.


이제 지나가는 손은 없지만

짠내 가득

바다여

위안이어라.


  ㅡ 엄마, 아빠 생신에 부쳐




* 엄마, 아빠는 생신날이 하루차이시다. 매년 한 날에 초를 두 분꺼 모아 하나의 케잌에 꽂아 치르던 생신. 언젠가부터 두 분 나이를 합쳐 100세가 넘어가니 장수하신다고 케잌사장님은 빵을 덤으로 주시곤 했는데...올해 아빠가 계셨다면 두 분 합치어 157세! 이제 숫자가 줄어드는 거 싫으시다고 케잌도 잔치도 안하신다. 조용히 말없이 엄마 생각하시던 아빠의 손길들, 내가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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