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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 Oct 06. 2022

행복에 대한 나만의 정의 찾기

행복은 일상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운 그 무엇이다

인생을 살며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너무도 근본적인 삶의 목적이기에 누군가는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 행복은 모든 사람들의 인생 화두이다.


이인철 교수의 <굿 라이프>라는 책에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한자어로, 다행 행(幸)과 복 복(福)을 쓴다. 다행히 가지게 된 복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와는 거리가 있다. 행복은 내 삶 속에 추구하고자 하는 하나의 등대와 같은 개념이다. 우리는 결코 다행히 가지는 혹은 우연히 찾아온 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가 책 제목으로 정했듯이, 내가 생각하는 행복도 한마디로 '굿 라이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자의 말처럼 행복이라는 단어가 주는 모호함과 더불어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는 정도와 내용이 저마다 달라서 행복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불일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래서 나는 ‘행복’이라 말하고 ‘굿 라이프’를 마음속에 떠올린다. 


여러분은 ‘행복’을 말할 때 마음속에 무엇을 떠올리는가. 애매 호호한 ‘행복’이라는 단어 말고 명확히 찾은 자신만의 정의는 자신의 삶을 보다 행복한 삶으로 꾸려가는데 도움을 준다.




( 행복은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


행복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지속되길 바라는 상태이다. 하지만 감정은 지속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의 많은 부분을 순간순간의 행복한 감정들로 채우는 것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로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그 순간 행복을 경험한다.  ‘아름다움’이란 모양이나 색깔, 소리 따위가 마음에 들어 만족스럽고 좋은 느낌을 말한다. 우리는 눈으로 아름다운 대상을 보고, 귀로 아름다움을 듣고, 손이나 피부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감촉을 느낀다. 같은 세상을 아름답게 보거나 아름답지 않게 보는 것은 보는 이의 감각의 차이이다. 아름다움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므로 결국 행복의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감각의 차이에 기인한다. 


<심미안 수업>에서 저자는 말한다.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그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각이 깨어나는 건 편견 없이 바라보고,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이다. 다가가지 않는데 어떻게 수용력이 생기겠는가. 사람들은 미적 감각을 특별한 능력처럼, 타고난 재능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반대다. '알아야 보인다'는 말은 '다가서야 느끼고, 경험해야 보인다'로 바꿀 수 있다. "


좋은 감각은 '차이'를 인지하는데서부터 시작한다. 아름다움을 잘 느끼는 사람은 차이에 민감하다. 차이를 인지하고 비교의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볼 때 다양한 것을 마주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남편과 올림픽 공원 산책을 좋아한다. 아파트 건너편에 있는 올림픽공원은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다. 주말 오후 비라도 내리면 남편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서 나가자는 눈빛을 교환한다. 비 오는 날의 올림픽 공원은 그야말로 운치가 넘쳐흐른다. 그동안 메말랐던 감각들을 깨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적한 공원에서 느끼는 비 오는 날의 운치는 그 어떤 무뚝뚝한 사람도 감상에 젖게 만든다. 토독토독 빗방울이 우산을 때리는 소리, 자박자박 비에 젖은 길을 걷는 우리들의 발소리에 더해 간간히 부는 바람은 어디선가 빗방울 구르고 떨어지는 소리를 만들어 낸다. 내 피부에서 느껴지는 빗방울을 머금은 시원한 공기는 한껏 들이마시고 싶은 상쾌한 공기다. 


가을이 되면 남편과 부지런히 올림픽공원으로 나들이를 다닌다.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밤이라면 산책 도중 우리의 산책 코스에서 가장 고즈넉한 장소에 멈춰 서서 길가 옆 풀밭으로 살짝 들어간다. 늦은 시간이라 인적은 드물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점점 내 감각은 깨어나고 풀벌레 우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걸을 때는 느끼지도 못했던 소리가 내 주변을 감싸고 있었구나 느끼는 동시에, 주위가 청명한 소리들로 한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흥분한다. 게다가 바람이라도 불면 잎사귀들의 사라락 거리는 소리는 풀벌레 소리에 화음을 더한다. 가끔 새가 운다. 올빼미가 운다. 나는 눈을 감고 온전한 내 감각에 귀를 기울이며 황홀해한다. 남편도 나처럼 황홀해할 거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가 없다. 우리 둘이 함께 이런 황홀함을 경험한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끈끈하게 묶어준다. 눈을 뜨고 우리는 흐뭇한 미소를 띠며 다음번 산책을 기약한다. 그날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꼈고 행복함을 만끽했음에 흡족해한다. 연신 ‘이런 게 행복이야’라며 호호 낄낄대며 남은 코스를 걷는다. 




( 행복은 빈도의 문제다 )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자. 나도 한때는 나중의 큰 행복을 위해 지금의 작은 행복을 미뤘던 사람이다. 지금의 노년, 중년층의 많은 이들이 과거에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왔을 터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행복은 미루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행복을 미루는 사람은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다. 행복한 감정을 자주 느낄수록 내 삶이 행복해진다. 


행복을 큰 성취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모으면 행복하리라 생각하고 소비를 줄이고 돈을 모으는 데에 혈안이 되기도 한다. 회사에서 부서장으로 승진해야 최고의 행복이라 생각하며 고과를 더 받고 승진하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담보 잡힌다. 한번 행복하고 말 것인가? 일상 속의 작은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행복을 연구하는 최고의 지성인인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말한다. “최고의 행복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오늘 저녁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우리 가족이 추구하는 소소한 행복은 소박한 것이다. 

첫째, 주기적으로 외식을 한다.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좋아하는 돼지갈비를 종종 먹는다. 일주일에 한 번은 의식적으로 남편과 둘이서만 외식을 한다. 아이들이 없으니, 우리가 좋아하는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맥주 한 캔, 와인 한 잔에 대화를 나누는 것은 최고로 행복한 시간 중의 하나다. 

둘째, 주기적으로 여행을 한다. 여행은 집을 떠나 낯선 공간에서 머무른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 가끔은 서울 시내, 집 근처 호텔에서 1박 2일을 머무르고 오기도 한다. 그 시간은 온전히 힐링하는 시간이다. 혹자는 굳이 집이 근처인데 호텔 가서 자냐고 하지만 관점의 차이다.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그 낯선 공간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맛있는 식사까지 겸하면 행복이 따블이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소소한 행복은 넘쳐난다. 

첫째, 새벽에 일어나 동이 트는 새벽을 느끼며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감동하고 재미를 느낀다.

둘째, 주기적으로 친구들과 지인을 만나 수다 떨고 우리의 삶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은 지적으로 힐링이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시간이다.

셋째, 매주 화실에 방문하여 그림을 그린다. 오롯이 몰입하여 창조적인 활동, 그리고 나를 표현하는 활동이 나를 늘 행복하게 한다. 

넷째,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서재방에서 보내는 시간은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다. 혹은 혼자 머물기 좋은 카페를 찾아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군중 속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도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다. 


주기적으로 이러한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간다. 행복의 빈도를 늘려간다. 그러다 보면 어제 행복했고, 오늘도 행복하다. 그리고 내일도 행복할 예정이라며 기대를 하게 된다. 그냥 행복해진다. 이러한 행복해지기 습관은 나를 변화시켰다. ‘오늘도 찬란하다’, 그리고 ‘즐거운 게 정말 많아요’라는 말이 입에 배였다. 오늘도 작은 행복들도 채워져서 ‘찬란한 하루’를 보낸다. 찬란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가? 오늘 하루를 작은 행복들로 채우면 된다.




(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


크리에이트 유병욱의 <평소의 발견>은 ‘평소’ 속에 숨겨진 놀라운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소의 발견을 통한 행복이다. 


[평소의 관찰] 우선 그는 ‘좋은 관찰자’였던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좋은 관찰자가 되면 삶에 숨어 있는 많은 보석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주변의 보석을 보려면 내가 좋은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평소의 시간들 사이게 박혀 있는 보석들은 좋은 관찰자만 볼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조금만 섬세하게 바라보면 찰나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고 아름답게 보인다. 아침 출근길, 느리게 걸으며, 평소에 둘러보지 않았던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니, 평소에 보지 못했던 많은 따스함을 보게 되었다. 엄마 손을 잡고 유치원 가는 친구를 보며, 우리 아이들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진다.  켜켜이 쌓인 빨간 단풍잎과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날리는 노란색 은행잎들을 보며 황홀함을 느낀다. 이들 풍경을 보는 날은 특별한 날은 아니었으나, 나에게는 특별한 날이 되었다.


[평소의 메모] 이미 나도 메모에 홀릭되어 있다. 스마트폰에는 메모 앱이 여러 개이고, 뭔가가 생각날 때마다 메모 앱에 기록해둔다. 수첩과 필통은 가방 속 필수 아이템이다. 자고 일어나면 수첩을 챙기고, 자기 직전에도 수첩의 위치를 확인한다. 스마트 폰의 메모 앱과, 스트링 수첩은 나의 보물 1호다. 블로그에 남기는 글도 일종의 메모이다. 스마트 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예전 내 상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잊힐만했던 소중한 문구를 찾아내고 감동한다. 오늘 찾은 문구는 바로!~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평소의 음악] 저자가 좋아하는 여러 가수들과 노래를 알려준다. 음악 앱으로 하나하나 확인하며 책을 읽는 재미가 크다. 그레고리 포터와 핑크 마티니의 노래는 완전 선물 그 자체다. 덕분에 음악 앱의 플레이리스트를 새로 만들고 출근길에 듣는다. 귀가 모처럼 호강했다. 


[평소의 밑줄] "때론 문장이 좋은 내비게이션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음에 담아둔 몇 개의 좋은 문장들이 살면서 방향을 잃었을 때 덜 헤매게 하고 더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었던 경험. 다들 있을 실 거예요. '그래, 그런 말이 있었지' 떠올리고 나서는 혼란스럽던 머리가 선명해지던 문장" 좋은 문장을 만날 때면 바로 그 자리에서 기록해두고 블로그에 담는다. 이런 문장들은 내 삶의 내비게이션이 된다. 다른 이가 볼 때 의미 없어 보이는 문장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겐 삶의 등대와도 같은 문장이다. 




( 행복은 철저하게 일상적이다 )


"눈밭을 뒹굴어라. 빗속을 달려라. 달밤에 춤을 추고, 맨 발로 잔디를 밟고, 스케이트와 댄스를 배우자. 친구와 함께 별을 보자. 낙조를, 그리고 해 뜨는 장엄한 아침을 보자" -배스킨라빈스 상속자 존 로빈스-


“샤워하면서 노래를 하라. 라디오에 맞춰 춤을 추라. 이야기를 들려주라. 친구에게 시를 써 보내라. 더 자주 책을 읽어라. 더 자주 웃어라. 더 자주 사랑하라. 삶의 정수를 맛보고 의미로 충만한 삶을 살아라.” <마흔의 서재>


이 문장들을 읽으며 나는 설렌다. 행복이란 철저하게 일상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일상적인 행복을 찾고 실행한다. 


유튜브에서 ‘가을 재즈 카페 음악’, ‘음악과 빗소리가 있는 가을 커피숍’, ‘가을 루프탑 커피숍’과 같은 영상을 틀고 서재방에서 책 읽기. 필라테스복으로 갈아입고 거울 앞에서 유튜브 필라테스 영상 따라 하기. 음악 들으며 전신욕 하기. 오랜만에 전신 아로마 테라피 받기, 미용실에서 머리 하며 패션 잡지 읽기. 서점에서 과소비 하기. 서울 근교 드라이브하고 카페서 커피 마시고 오기 등등


철저하게 일상적이지만 행복한 활동은 넘쳐난다. 생각나지 않는다면 적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리고 어느 날 행복하고 싶을 때 그냥 하나 고르자. 그리고 그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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