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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r 17. 2024

[치앙마이 7일 차] 주말 아침이 분주한 이유

설레는 쇼핑타임

치앙마이의 주말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이른 아침부터 곳곳에서 마켓이 열리기 때문이다. 설레는 쇼핑타임을 만나는 치앙마이 3대 주말 마켓을 소개한다.


1. 코코넛마켓(깟바빠오): 초록초록 코코넛밭이 인스타 사진을 부르는 곳

-운영시간: 토, 일 08:00~14:00

-위치: https://maps.app.goo.gl/QwgUsm6eTG6AYrhC6?g_st=ic

코코넛나무 천국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코코넛아이스크림을 50밧에 산다. 그리고 코코넛밭으로 달려가 인증사진을 찍는다. 소원성취 완료.


규모가 아기자기한 편이라 다 구경하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음식도 꽤 있고 쇼핑할 거리도 꽤 있지만 특별히 꼭 사야만 하는 것은 없다. 갑자기 코코넛마켓 끄트막에는 염소무리가 등장한다. 우유 달라고 쫓아와서 애교를 피우는 게 당황스러울 지도 모른다.


그저 맛있어 보이는 음식 하나 사서 코코넛밭 벤치에 자리 잡고 앉는다. 초록초록 코코넛밭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100장 정도 찍어준다. 나 자연 좋아했네라는 깨달음과 사진 안 찍고는 못 배기지란 욕망을 동시 깨워줄 장소.

2. 참차마켓: 찾아가야만 하는 비밀스러운 예술가골목

-운영시간: 토, 일 09:00~14:00

-위치: https://maps.app.goo.gl/ABbgiMWCosKrM9pT9?g_st=ic

음식보다는 핸드메이드에 특화되어 있는 치앙마이주말시장이다. 모두 손수 만든 제품이다 보니 다소 투박해 보일지 모른다. 그만큼 one and only 그 자체의 물건들이 즐비하다. 옛날 홍대감성을 좋아한다면 붐비는 찡짜이마켓 대신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여유로운 참차마켓을 선호할 수 있다.

참차마켓엔 특별히 ‘미나라이스키친’이라는 미슐랭 맛집이 근처에 있다. 미나라이스 음식 플레이팅이 기깔나서 치앙마이 여행 와서 안 가면 약간 아쉬운 식당이다. 여기서 밥을 먹고 나오면 참차마켓의 수공예작품들이 귀엽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실제로 참차마켓 곳곳에 중국인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쇼핑방송을 많이 하고 있어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밥을 먹고 나와서 다시 그들을 보니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하고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선 세상이 조금은 아름다워 보이더라. 부쩍 화가 늘었다면 혹시 배가 고픈 게 아닌지 예쁘고 맛있는 음식을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는지 자문해 봐야겠다.

*미나라이스키친 위치:

https://maps.app.goo.gl/Yp8szNskX3m8Trhx5?g_st=ic

곳곳에 오래된 고철로 꾸며놓은 작품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술작품이란 모름지기 만인에게 사랑받는 취향이라기 보단 딱 한 명에게 완전 푹 빠지게 만드는 것부터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참차마켓은 내 취향의 물건 딱 하나를 찾기에 맞춤 장소다.

3. 찡짜이마켓(JJ마켓, 구. 러스틱마켓): 치앙마이여행에서 여기 안 가면 간첩

-운영시간: 토, 일 08:00~14:00

-위치: https://maps.app.goo.gl/vMo3DsnpDPDPF8rP6?g_st=ic

치앙마이 최대 주말시장 찡짜이마켓이다. 찡짜이는 진심이란 뜻인데, 여기에서 진짜 치앙마이 사람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옷도, 소품도, 음식도 뭐 하나 허투루 만든 것이 하나 없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 가장 최상의 치앙마이 물건과 음식들이 주말이면 여기로 다 모이는 것 같다.

그만큼 엄청 다양하고 화려하고 정신없이 온종일 북적거린다. 물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맛있는 음식도 엄청 많아서 분주하고. 뜨거운 날씨도 찡짜이마켓의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진 못한다.

음식은 신선한 식재료로 화려한 플레이팅과 확신의 맛을 뿜어낸다. 혼자서 한 가지 음식만 고르기 너무 아까운 부분. 여럿이서 와서 다양하게 음식을 주문해서 한상차림으로 먹길 추천한다. 이게 주말이구나 분명한 행복감이 밀려올 것.

실내에 위치한 상점 goods goods와 Tops 마켓의 활약도 눈부시다. 1년 사이에 기념품 맛집으로 물건수와 종류가 엄청 많아졌다. 에어컨바람 솔솔 나오고 가격도 다 공개되어 있으니 편안한 쇼핑이 가능하다.

큰 규모의 주말시장인 만큼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휠체어 대여 서비스도 준비되어 있다. 노상커피 즐기기부터 탁센마사지도 받아보기까지. 드넓은 규모만큼 참여할 거리도 다양하다.


소박함이 매력적이었던 주말마켓이 이제는 너무 커져서 만인의 대형시장이 되어버렸다. 고퀄리티의 풍부한 수제품들의 경연대회 같다. 그만큼 기념품을 안 사는 게 더 어렵다.


꾸준히 사람이 모이는 곳의 힘은 얼마나 파워풀한가. 2017년 첫 치앙마이한달살이 할 때 러스틱마켓 시절의 순수한 맛은 분명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7년 동안 찡짜이마켓은 놀라운 규모의 성장을 보여줬다.


여행자의 지갑을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으로 치앙마이여행에 필수코스로 꼭 넣어야 한다. 중요한 시간과 귀한 정성, 훌륭한 감각이 모인 정성스러운 수제품을 돈 주고 소유하는 즐거움을 일깨워 준다. 취향소비라는 단어를 몸소 배우게 될 것이다.

치앙마이 주말마켓 덕분에 아침에 눈 뜨는 것이 진심으로 즐겁다. 부지런하게 시장 가는 재미를 알려준 코코넛마켓, 참차마켓, 찡짜이마켓에 고맙다. 상인들도 손님들도 모두 즐거운 마켓으로 오래오래 운영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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