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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r 21. 2024

[치앙마이 11일 차] 라떼는 말이야

라떼아트 세계 1등의 위엄

어제 수영 배우다가 수영코치님에게 가장 좋아하는 카페를 물어봤다. 그녀의 원픽은 바로 리스트레토(Ristr8to). 월드 라떼 아트 챔피언십 2017 챔피언의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로 유명하다. 관광객에만 유명한 줄 알았더니, 로컬에게도 자랑스러운 커피숍이라니 달리 보였다.


사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세 번째인데도, 그동안 한번도 리스트레토를 가보지 않았다. 굳이 사람들로 붐비는 곳을 나까지 가야 하나 하고 찾아가지 않았던 터. 나의 고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라떼시절인 2017년 10월 처음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했을 때도 분명 인기 있는 곳이었다. 2024년 현재도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더라. 심지어는 지점도 생기고. 거기다 현지 태국인이 좋아하는 카페란 소리에, 세계 1등의 라떼 아트는 어떨지 제법 궁금해졌다.


듣던 대로 커피 위에 유니콘이 날아다니는 게 예술이었다. 처음 보곤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마시지? 싶더라. 근데 첫 모금부터  고소한 우유와 거품의 조화가 향긋했다. 나도 모르게 꿀떡꿀떡 마셔버렸다.


188밧으로 치앙마이 커피치고는 가격이 있는 편이라 자주는 못 마신다. 가격엔 잠시 눈을 감자. 눈과 입이 즐거운 곳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


무엇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맛에 라떼 맛을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마시기 좋더라. 전혀 시거나 쓰거나 하지 않다. 예쁜 유니콘이 내 식도로 꼴깍 사라진 이유다.


다만 불편한 의자와 좁은 자리, 여유롭지 않은 콘센트 환경이 커피를 마시기에 편안한 환경은 아니라 아쉬웠다. 차가운 도시의 도도한 카페 같달까. 치앙마이엔 워낙 충분히 머물 수 있는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의 카페가 많다 보니 그런 카페들이 간절하더라. 결국 이 글도 근처 아늑한 카페로 옮겨서 쓰는 중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유명한 곳에 스탬프를 찍는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들러보면 좋겠다. 세계 1등의 라떼는 말이야. 이렇게 화려하고 영롱한 거구나.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커피를 입뿐만 아니라 눈으로 마시는 즐거움을 배웠으니 충분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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