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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Apr 11. 2024

[치앙마이 32일 차] 핑강에서 발견한 것

유유자적 그 자체

  치앙마이엔 핑강이 흐른다. 복잡한 도로를  약간 벗어나 핑강으로 향했다. 잔잔히 흐르는 물결을 바라보며 그저 멍 때리고 싶어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선상카페에 앉았다. 핑강물과 커피색이 매우 유사하다. 유유자적이라는 단어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 아무런 속박 없이 이렇게 조용하고 편안해도 되는 걸까. 마음 속 조급함의 세포가 날 쿡쿡 찌른다.


 여기선 정시마다 오래된 보트투어가 진행된다. 550밧(2만 2천 원)에 2시간 동안 핑강을 떠다닐 수도 있는 것. 배를 타는 대신 먼저 온 손님을 따라 오믈렛라이스를 하나 더 주문한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이곳은 Wat Chai Mongkhon이란 사원 안에 위치해 있다. 닭들은 자유롭게 꼬꼬댁거리며 거리를 활보한다. 활기찬 비둘기 떼의 낙원이기도 하다.


 알고 보니 공덕을 쌓으려고 물고기, 거북이, 새를 방생하는 절로 유명한 곳이었다. 도로에선 죽은 동물이 많은데 아무도 치우지 않더니. 사원에선 열심히 방생하는 풍경이 낯설었다. 태국 사람들은 공덕에 진심인가 보다.


  어항을 벗어나 물가로 열렬히 뛰어드는 물고기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누군가가 돈 주고 나의 자유를 사줘야하다니. 살아있는 동안 동물도 인간도 모두가 자유롭기를. 여유로우려고 찾은 핑강에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멍 때리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네. 자유로움에 감사하며, 그냥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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