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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y 14. 2024

[치앙마이 65일 차] 맑은 하늘

평소에는 몰랐던 것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본 적이 대체 언제인지. 치앙마이에 처음 도착했던 3월은 대기가 엄청 안 좋았다. 산악지방에서 다음 농사 준비를 위해 밭을 태우기 때문이다. 매일 하늘이 뽀얗고 수영장에도 까맣게 타고 공기 중을 떠돌던 재가 떠다녔다. 날씨가 내 기분에도 영향을 주더라.


 미세먼지가 좀 가라앉길 바라는 마음으로 비가 오길 바랐다. 비 오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시원한 비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두 달 내내 뿌연 하늘 아래 살았다.


 5월이 되자 소원이 이루어진 것처럼 비가 낮마다 한 번은 꼭 출석하듯 내렸다. 며칠 동안 내리 퍼붓던 비의 자연정화효과가 빛을 발한 것일까. 오늘은 구름이 참 예뻤다. 그래, 이게 내가 좋아하던 치앙마이의 맑은 하늘이지 싶더라. 오랜만에 여행하는 맛이 났다.


 그동안 하늘이 맑고 좋을 때만 치앙마이에 여행 와서 이렇게 미세먼지가 지독한 지 몰랐다. 있는 내내 날씨가 점점 더워졌고 하늘은 뿌옇고 숨 막혔다. 현지인들도 매일 당황스러워했다. 올여름이 태국에서 가장 더운 여름이라고 다들 말하더라. 치앙마이는 최악의 대기상황을 가진 도시 1위로 꼽혔다.


 대기가 안 좋은 시즌에 와서 치앙마이의 지독한 여름을 세 달이나 보내보니 알겠다.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자연을 망치고 있는지. 맑은 하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깨끗한 하늘을 품은 일상을 아예 잃어버리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변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 오늘 담은 푸른 하늘 사진을 보며 일회용품 하나라도 덜 쓰고, 가지고 있는 다회용품 써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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