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응시옷히읗 Oct 03. 2024

잠시 멈춤

치킨과 맥주

저에게는 하루 루틴이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책상 위에 앉아서 글을 쓰고 근력운동을 합니다.

그러곤 회사를 가지 않을 때면 점심 전까지 작업을 해요.

점심을 먹고 난 후에도 저녁 전까지 작업을 하고요.

저녁식사 후에는 9시까지 작업을 한 후 달리기를 하고 돌아와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잠을 잡니다.

회사를 가는 수목에는 작업시간에 회사에 있고요.


이런 일상을 지내다 보니 갑자기 현타가 오더라고요.

집에서 혼자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 만날 사람들도 줄어드니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요.

회사에 갔다가 괜히 퇴근할 때면 메신저를 뒤져보곤 하는데 어제는 몇 년 전 퇴사한 직장동료가 눈에 띄더라고요.


싱숭생숭한 마음에 툭... 하고 말을 걸었다가 탁! 하고 반갑게 인사해 주는 전 동료 때문에 마음이 조금 괜찮아졌어요.

그 후 저는 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마음이 별로다라는 이야기도 꺼냈어요.

원래도 형이었던 그는 같이 일했을 때도 편했어요.

항상 고민을 털어놓곤 했는데 그때가 생각난 건지 제 손놀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주절주절

재잘재잘

조잘조잘


이런 말을 할 때면 언제나 토닥여주는 그가 고맙더라고요. 저도 그만해야 하는데 말이죠...


대화를 하던 도중 그가 저에게 그럴 때면 잠시 멈춰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앞만 보고 달리고 있나 싶기도 하고요.

대화를 끝내고 버스 창밖을 보다가 생각 끝에 맥주를 사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어제저녁엔 치킨을 시키고 맥주 여러 캔을 사서 집에 가서 드라마를 보며 마셨어요.


영어공부와 달리기를 미뤄버리고 말이죠! 한결 기분이 좋아졌어요. 어제저녁까지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미뤘던 영어공부와 달리기가 생각나더라고요...

저에겐 안 맞나 봐요... 잠시 미뤄두기, 잠시 멈추기

그래도 어제 그 시간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즐거웠어요.


이제 어제 못한 영어공부를 해야겠습니다! 하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