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여정

_영어 is 뭔들

by 엉클테디

아직 새벽 5시인데 일어나야만 할 거 같은 느낌은 뭐지_


역시나 시차 적응이 힘들어 엎치락뒤치락하다 보니 새벽 5시 반.


깊은 잠을 자고 싶어도 정신이 맑다.


유독 나만 시차적응이 힘든 것 같다.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시간대

한창 분주하게 활동할 시간대이다.


분명히 이쯤 되면 아침 7시쯤 되겠지 하고 눈을 떠서 시간을 확인해보면 새벽녘이다.


이런. 오늘도 글렀어.


그래도 오후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다시 잠을 청해본다.


둘째 날도 푹 자고 일어나긴 글렀나보다.




그래도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_


휴대폰 시간을 확인한다.

아침 7시가 되어가고 있다.


아직닝콜이 울리려면 더 기다려야 하지만 그냥 일어난다.


나만 유독 예민한건지 매번 갈 때마다 시차 적응으로 고생한다.

시간 맞춰 비행기에서 자려고 해도 기내에서는 잠이 잘 안 온다.

정말 든든하게 조식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정이 많이 들었던 호스텔이다.


둘째 날 일정


그냥 동네 구경하기.


오늘의 코스는 바이루 알투&시아두, 바이샤 & 호시우


특별히 무언가를 보러 간다라기보다는 찬찬히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리스본을 알아가는데 하루를 보낼 예정.


날씨가 좋다.

가볍게 산책하듯이 골목골목을 둘러본다.

건물들 하나하나 색감이 이쁘다.


때 묻지 않은 수수함이 묻어난다.


반면에 서울 시내의 건물들은 대부분 비슷한 구조, 비슷한 색감이라 지루하다.

네모네모 하다랄까


이때까지만 해도 소나기가 온다는 걸 누가 알았을까

우산이라도 하나 챙겨 올걸 그랬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유독 눈에 띄는 큰 엘리베이터를 발견했다.


아?! 저게 가이드북에서만 보던 그 엘리베이터구나.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Elevador de Santa Justa


Open 8/12 ~ 9/30 07:00 ~ 23:00, 10/1 ~ 8/11 07:00 ~ 22:00
Cost 산타 주스타 티켓 (엘리베이터 + 전망대) 5유로 / 리스보아 카드 소지자 무료

이 엘리베이터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1927년 7월 10일 첫 운행을 시작한 이래,
15층 높이의 전망대로 사뿐히 올려주는 공공 수직 엘리베이터라고 한다.

건축한 사람은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 라울 메스니에르 드 퐁사르이다.

그렇다.

우리가 아는 에펠탑을 건축한 구스타프 에펠이다.

가이드북을 읽고 나니 약간 에펠탑의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한다.

특히 엘리베이터 기둥의 뼈대가 에펠탑의 뼈대와 비슷하다.


또한 기둥 주위의 장식도 고급지고 디테일하다.


과연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다.


구경 좀 하려니까 푸른 하늘은 온데간데없고 흐릿한 하늘이 되었다.


입구가 어딘지 두리번거릴 즈음에 비가 막 내리기 시작했다.


어?? 뭐야?? 오늘 비 온다는 얘기는 없었는데..


아이구야. 일단 올라가자.


호다닥호다닥


어찌어찌해서 표를 사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전망대의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충분히 리스본 시내를 볼 수 있다.


조금 아쉬운 건 날씨랄까..?


우중충해서 건물들 색감이 조금은 아쉽다.


전망대를 돌아다니면서 리스본 시내 구경하는데


엥?! 오늘 날씨 왜 이런다냐


저 멀리 보이는 강가엔 비가 내리지 않고 화창하다.

아이러니하다.


같은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다.

먹구름이 내쪽으로만 왔나 보다.


딱 봐도 같은 하늘인데 차이가 난다.


최대한 보정을 해보았읍니다.



그래도 비 오는 날도 좋다.


조금은 일정이 틀어졌어도 어떠한가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처럼 여행도 계획대로 되지 않더이다.

오전 일정은 과감히 스킵하기로 하고 그냥 비 오는 걸 즐기기로 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하늘을 다시 보니 금방 그칠 거 같기도 하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그냥 갑자기 어떤 한 부분에 이끌렸는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계속 바라보았다.


떨어지고 있는 무수히 많은 빗줄기 속에 거리에 홀로 있는 차


우중충한 건물들과 대조되는 H&M 네온사인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와 한적한 리스본 어느 거리


왼편엔 고풍스러운 장식이 새겨진 건물과 오른편엔 심플한 건물


그냥 분위기에 취한다.


이게 뭐라고 벌써부터 감성에 취하는지


더구나 런던처럼 파리처럼 바르셀로나처럼 특별하지는 않다.

그저 평범한 유럽의 흔한 거리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비 오는 날의 감성.


센치하다.


카메라를 꺼내 그 감성을 담아내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그리곤 혼자 감탄한다.


요거 타고 오르락내리락한다.





여행은 늘 즉흥적인가 봐요_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에 들어와 잠시 쉬고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들어온다.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넨다.


안녕.


그러곤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궁금해서 물어봤다.


혹시 너희들 오늘 일정이 뭐니?


우리 오늘 워킹투어를 가


아 정말?! 괜찮다면 나도 껴도 될까?!


Sure, Why not?!

그렇게 해서 그 친구들과 함께 뜻밖의 여정을 떠났다고 한다.


워킹투어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시간에 맞춰 리셉션으로 가니까 이미 수많은 외국인 게스트들이 많았다.

서로 처음 만나서 약간의 어색한 분위기지만 다들 워킹투어로 들뜬 표정


투어 비용은 당연히 무료.


다 좋지만 모든 투어가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


3배속 영어 듣기였다고 한다.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애썼으나 나의 영어 듣기 실력이 많이 부족한 관계로 30%만 이해한 걸로.


워킹투어 코스는 요일마다 다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알파마 지구로 간다고 한다.



한국인은 나 혼자라니_


가이드처럼 보이는 사람이 리셉션으로 들어오고 사람들을 부르기 시작한다.


워킹투어 하실 분들 여기로 다들 모여주세요.


한두 명씩 가이드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


일단은 나가서 이야기할까요?


1층으로 내려가서 가이드가 총인원을 확인한다.


그러고는


우선, 광장으로 가서 오늘의 일정에 대해 알려줄게요.


가이드를 따라 광장까지 걸어가는데 하늘을 보니 다시 날씨가 맑아졌다.


팔로 팔로 미



같은 하늘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맑다.



왜 날씨가 이리도 좋다니


광장에 도착한 후 가이드가 자기소개를 한다.


자기소개가 끝난 후 투어를 시작하기 전 친목도모를 위해 투어에 참여한 사람에게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조금은 수줍은 듯이 한 명씩 자기의 이름과 국적을 말하면서 인사를 한다.


얼핏 보아하니 2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참여한 20명 중에 반이상이 유럽, 미국, 캐나다 등 서양권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만 아시아 사람이다.


그렇다.


바로 엉클테디


유일하게 아시아인이자 한국인.


한국분이 있을 거라고는 기대는 안 했지만 아시아에서 온 분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이 매우 놀랐다.


물론 10월이 비수기 시즌이고

아직까지는 포르투갈이 여행지로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요즘은 포르토가 그렇게 핫한 여행지로 급부상하는 느낌이랄까.





그동안 수박 겉핥기 식 영어공부를 했었구나_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난 후 이제 본격적인 워킹투어를 시작했다.


곳곳을 둘러보면서 가볍게 포르투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다음으로 리스본의 역사를 이야기해줬다.


가이드의 설명을 잘 들으려고 했지만 영어가 너무 빠르다.


나의 영어 실력이 고작 이 정도였다니.

엉무룩


하기야 영어회화보다는 오로지 시험에 정형화된 영어공부를 해왔으니.


전적으로 공감한다. <MBC>



다른 사람들도 가이드의 설명을 이해했는지 스윽 살펴본다.

대부분 영어권 국가라 그런지 가이드의 설명을 이해한다는 표정이다.


종종 가이드가 어떤 농담을 넌지시 던졌는지 웃는 사람들도 있다.


어... 방금 뭐지..?


뭔데 뭔데.


모야모야


나도 좀 알자. (눙물)


혼자만 안 웃으면 좀 그럴까 봐 눈치껏 다 같이 웃는다.


그래도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건
포르투갈의 지면이 왜 울퉁불퉁 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가공된 벽돌과 아스팔트로 지면을 만들지만
포르투갈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돌 하나하나 조각을 새긴다고 한다.


그래서 모양이 불규칙하고 울퉁불퉁하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나의 기억이었다.


너무 빠르게 지나갔어.


워킹투어의 대부분은 전망대 위주로 다녔다.

대략 4~6개 정도 된다.

취향에 따라 골라서 다니면 된다.

개인적으로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를 추천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엉클테디의 뻬이뽀릿 플레이스


전체적으로 색감이 이쁘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 큰 크루즈가 선착장에 있다.

그냥 전망대를 바라만 봐도 좋다.










리스본의 여러 전망대 근처엔 노천카페가 있다.


잠시 앉아 쉬어가기에 딱 좋다.

여행 내내 힘들면 잠시 앉아 맥주 한잔 시켜놓고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다음으로 그라사 전망대



그라사 전망대는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와는 다른 분위기다.


조금 더 컬러풀한 전망대라고 해야 하나


리스본의 시그니처 컬러를 보여주는 듯하다.


다홍다홍한 지붕과 파스텔톤의 건물들.


옆 나라 스페인과 분위기가 비슷하면서도 또 포르투갈만이 가진 매력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리스본 시내를 하나씩 구경하면서


어떻게 건물들을 컬러풀하게 색칠할 생각을 했을까 감탄한다.


대조적으로 서울에 있는 무미건조한 색감의 빌딩들에 무료감을 느낀다.


더구나 날씨 좋은 날 남산타워를 가도 보이는 건 정형화된 아파트들과 빌딩들.


뭔가 특징을 주려고 색을 더하지만 그다지 시선을 사로잡지는 못하는 느낌.



결론은 리스본에 빠지는 중.


그라사 전망대를 끝으로 워킹투어가 끝이 났다.


가이드의 설명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쩌다 참여하게 된 프리 워킹투어로 알차게 반나절을 보냈다.






벽화에도 리스본 갬성이 묻어난다.




어쩌다 처음으로 호스텔에서 진행한 FREE Walking Tours


걷는 것을 좋아하거나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과 사귀고 싶다면 한 번쯤은 호스텔에서 진행하는 투어 추천.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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