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가도 되지 않을까

_야경을 안주삼아 혼술

by 엉클테디

야경 보러 가자_


저녁도 든든히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 겸 야경도 구경할 겸 전망대로 가기로 한다.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 miradouro de santa catarina


리스본엔 여러 전망대가 있는데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는 자주 갔으니까

이번엔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를 가봤다.


아직 완전히 해가 지지 않아서 인지 조금은 밝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도 야경을 보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있다.


여기가 그렇게 핫플레이스였나

개인적으로 포르투 야경이 이쁘다.



그 와중에 귀여운 아기

(허락받고 찍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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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곳곳 주변 상가와 빌딩에서 조명을 켜기 시작한다.



오늘의 밤하늘은 구름이 털구름이랄까


뭉게구름이었으면 더 이쁠 텐데


조금은 아쉽다.



나 또한 서서 멍을 때리다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해서 야경을 보면서 멍을 때리는 중이다.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그냥 갑자기 맥주 한 잔이 땡기기 시작

어떻게든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고 해야 하나


어디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바로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간다.


NOOBAI


마침 전망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는 자리가 났다.


저녁은 이미 먹고 왔기에 뭔가를 먹기보다 그냥 가볍게 맥주 한 잔 주문한다.


역시 SUPER BOCK

전형적인 라거 맥주이자 끝 맛이 깔끔하다.


CASS, MAX, HITE 마시다가 SUPER BOCK에 취한다.



고개만 돌리면 바로 전망이 보인다.

찬바람이 불어 조금 쌀쌀하지만 그렇게 또 춥지는 않은 날씨다.


야경을 안주삼아 맥주 한 모금 마시다가 다시 멍 때린다.

그리곤 카메라를 들어 지나고 있는 시간을 기록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냥 먼 야경만 바라볼 뿐.


스산한 가을바람이 분다.

어디에서부터 오는 바람소리인지 알 수 없지만 마냥 기분이 좋다.


한두 모금 마신 맥주 때문인지 취기가 올라서 기분이 좋은 건가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고 있는데 마치 시간이 멈추는 듯한 기분이 든다.


주변에 사람이라곤 외국인들 밖에 없어 더더욱 나 혼자만의 세상에 있어서 그런 걸까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문득


혼자 떠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



올해 1년을 휴학하고 1월부터 9월까지 학비를 벌기 위해 아등바등 일했던 나 자신을 떠올리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 5일과 토요일 반나절까지 일하면서

내가 하고 싶어 왔던 것들을 잠시 잊어버린 채 열심히 살아오던 지난날.


열심히도 살았네.


이제 좀 놀자.





이만 하산을 하도록 하지요_


한두어 시간이 지났을까


슬슬 감기 걸리기 전에 전망대에서 내려오기로 한다.



리스본은 언덕도 많고 전망대도 많고 골목도 많다.



신기하게도 밤이 되어도 골목골목엔 사람들이 꽤 있다.


여기도 스페인처럼 밤부터 제대로 시작인가 보다.


밤 9시 반이 넘었는데도 점원이 저녁 먹으러 들어오라고 한다.



동유럽 나라들과 다르게 포르투갈은 밤에도 북적북적한 느낌이랄까



작은 골목에도 테이블이 있는 거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리스본의 치안 상태를 물어본다면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물론 아주 밤늦게 혼자 다니는 건 위험하지만 밤에도 곳곳이 환하다.


물론 나도 쫄보라 12시 되기 전에 숙소로 돌아갔다 XD



골목을 빠져나와 거리로 나가 이름 모르는 광장으로 간다.

광장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가



자유로운 분위기다.

나 또한 토요일 밤이라 그런지 그냥 왠지 들떠있다.



오늘은 특히 달이 참 밝다.


이렇게 둥근달은 여행하면서 처음 본다.



숙소로 가는 길에 잠깐 버스킹 구경.


단순한 나의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지만 포르투갈을 포함한 유럽 사람들은 뭔가 여유로움이 흘러넘친다.


길을 걷다가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면 가던 길을 멈추고 거기에 흠뻑 빠지고

잠시 노천카페에 앉아 가볍게 음료 한 잔 마시면서 쉬기도 하고


여유롭다고 해서 뭔가 특별한 게 있다기보다는 '천천히 살아가는 중' (SLOW LIVING)이랄까




아마 내가 유럽을 좋아하는 건 간접적으로나마 '여유로움' 배울 수 있어서 인가보다.





또한 여유로움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이 부럽기도 하다.







오늘 하루가 참 길다.


시차적응이 안 되겠지만 다시 또 잠을 청해 본다.


Boa No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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