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퇴근 후 맥주 한 잔은 삶의 활력소이다. 하루 종일 회사 일에 시달리느라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이만한 것이 또 있을까? 좋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기울니는 맥주 한 잔에 우리는 다시 힘을 내게 된다. 이렇듯 맥주를 사랑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았을 그 곳, 세계인의 맥주 축제가 열리는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로 당신을 초대한다.
옥토버페스트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축제로 손꼽히는 세계적인 축제로, 매년 9월 셋째주 토요일에 시작해 10월 첫째주 일요일까지 2주 이상 열리는 큰 축제이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만큼 그 열기 또한 상당한데 가기만 해도 절로 흥이 나는 축제 분위기는 꼭 한 번 즐겨볼만 하다.
뮌헨에 도착했다면 축제가 열리고 있는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 광장을 찾아가면 되는데 인도 곳곳에 옥토버페스트 축제 현장으로 향하는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적혀 있어 찾아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뿐만 아니라 뮌헨 중앙역에서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가는 방향대로 따라만 가도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 광장까지 갈 수 있는데 그토록 와보고 싶었던 곳에 점점 가까워진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매년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 광장의 이름은 1810년 루트비히 황태자와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을 기념한 경마 경기가 열린 것에서 유래되었는데 "테레제 공주의 잔디밭"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 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차려 입은 복장 덕분에 축제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으로 레더호젠 (Lederhosen)과 디른들 (Dirndl)이라 불리는 독일 전통의상을 입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레더호젠은 '가죽 바지'라는 뜻으로 남자들이 입는 전통의상이며, 디른들은 '어린 소녀'라는 뜻으로 여자들이 입는 전통의상인데 앞치마의 매듭 위치에 따라 결혼여부를 알 수가 있다. 매듭이 왼쪽이면 싱글, 오른쪽이면 기혼, 뒤에 있으면 미망인임을 나타낸다고 하니 주의해서 잘 입어야하겠다.
한복이 전통의상인 우리에게는 낯설 수도 있지만 독일에 왔으니 그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마치 현지인이 된 것처럼 더욱 즐겁게 축제를 즐겨보자!
뮌헨 역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테레지엔비제 광장에는 축제를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축제가 열리는 2주 동안 전 세계에서 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인구가 약 5천만 명인 것을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 꼴로 방문한 셈. 역시 세계 3대 축제로 손꼽힐 만한 규모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에 대한 우려가 이곳 옥토버페스트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미 1980년 한 차례 테러의 아픔을 겪은 바 있기에 보안이 더욱 강화되어 축제장으로 입장하는 모든 사람은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손에 들 수 있는 작은 핸드백 정도를 제외한 백팩이나 가방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니 최대한 가벼운 차림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다소 번거롭고,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기 위함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협조하자!
까다로운 보안 검색 절차를 통과했다면 이제부터 진짜 축제의 현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안으로 들어서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크고 작은 텐트들과 수많은 인파 그리고 엄청난 놀이기구들이 준비되어 있다.
축제장에는 뮌헨 시가 선정한 6대 맥주회사인 아우구스티너, 하커 프쇼르,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파울라너, 슈파텐에서 설치한 크고 화려한 텐트들이 있는데, 각 회사의 천막 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모차르트와 레닌 등 유명인사들이 자주 찾았던 호프브로이는 현지인 보다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주를 이루는데, 일 년에 한 번 뿐인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단단히 마음의 무장(?)을 하고 온 사람들이다보니 다른 천막에 비해 더욱 활기차게 느껴진다.
반면 하커 프쇼르의 경우 이미 축제를 매년 경험하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흥겹다기 보다는 조용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천막 안으로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풍경 또한 놀라운데 대형 천막 하나에 만 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규모이다 보니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매개로 하나가 되어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천막이 6개나 되고, 또 작은 규모의 천막들도 수십 동이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맥주 축제를 즐기고 있는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옥토버페스트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1리터 용량의 마스크루크이다! 이 맥주 한 잔의 값은 약 11유로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와서 비용을 따지랴! 흥겨운 축제현장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비용은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 맥주와 함께 치킨이나 학센을 곁들인다면 이보다 맛있을 수가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축제 기간 중에 제공되는 맥주는 일반 맥주에 비해 도수가 높은 6%로 축제용으로 특별하게 양조된 맥주라는 점! 그렇다 보니 평소의 주량만 생각하고 마시다가는 금세 취해버릴 수 있다. 실제로 축제장 여기저기에서 술에 취해 시비가 붙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옥토버페스트는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이다 보니 보통 몇 달 전에 이미 좌석 예약이 모두 차버린다. 하지만 예약하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상심하지 말자. 미처 예약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두 가지 팁이 있다!
하나는 텐트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즐기는 방법으로 이곳은 예약제가 아니라 자리만 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축제현장에서 앉아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두번째 방법은 평일 이른 오전 시간에 가는 것! 보통 예약은 늦은 오후부터 되어 있어서 오전에는 텐트 안에도 비는 자리가 종종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예약을 하지 못해 이 두 가지 방법으로 옥토버페스트를 백 배 즐기고 올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찬 축제장에는 유독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한 손에 맥주잔 여러 개를 거뜬히 든 채 축제장을 종횡무진하며 서빙하는 웨터리스들이다.
축제기간 내내 무거운 1리터 맥주잔을 들고 다녀야 하기에 기술과 체력은 기본! 사전에 맥주잔 오래 들고 있기 콘테스트가 열릴 정도! 이들의 수고 덕분에 축제가 즐거워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맥주를 주문하면서 약간의 팁을 건넸다.
지난 축제기간 동안 방문객 수 620만 명, 소비된 맥주는 750만 리터로 성황리에 마친 옥토버페스트! 맥주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을 하나로 모이게 하고, 즐거운 추억을 선물해준 잊지 못할 축제이다.
퇴근 후 맥주 한 잔도 좋지만 이런 축제에서 제대로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