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여행편
탄자니아는 아프리카 여행의 백미로 손꼽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동물 군락지인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탄자니아 북서부에 자리한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동물의 왕국>이나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팀이 자주 찾아 동물 영상을 찍는 그런 장소다. 여행작가 12년차, 얼마 전 출장으로 아프리카 종단을 했다. 그중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과 만난 것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한참을 달린 차량은 마사이족이 사는 마을에 잠시 들른다. 마사이족은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 근처에 살며 유목 생활을 한다. 몇몇 부족이 모여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데, 최근 여행자들이 자주 찾음에 따라 상업적으로 변했다. 여행자와 함께 하늘 높이 뛰어오르며 찍은 사진을 누구나 쉽게 봤을 것이다. 실제로 마사이족 마을을 둘러보고 그들의 춤을 감상한 다음,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기 전, 보너스와 같은 만남이다.
마사이족과 만난 뒤, 점심을 먹고 바로 게임 드라이브에 참여했다. 아프리카의 주요 국립공원에서 전용 차량에 올라 야생동물을 관측하는 것을 '게임 드라이브'라고 부른다. 우리는 흔히 사파리라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이라는 뜻이다.
세렝게티 국립공원 게이트를 통과하자 동물원에서나 보던 야생동물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린과 누, 버펄로가 창밖에 나타났다가 사라졌고, 가젤과 임팔라 무리의 모습도 쉽게 보였다. 곧 사자가 나타나더니 차량 사이를 걸어 다니기도 했고, 멀찌감치 하이에나와 치타도 볼 수 있었다. 여행자는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동물을 감상했고, 동시에 가이드는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면서 정숙을 요청한다. 게임 드라이브를 즐길 때는 반드시 조용히 야생동물을 감상해야 한다. 동물이 놀라면 공격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바리케이드 하나 없는 공간에 텐트를 치고 지낸 2박 3일 동안 다양한 경험도 했다. 실제로 텐트 주변으로 하이에나와 얼룩말, 코끼리가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코앞에서 야생동물의 울음소리와 킁킁거리는 콧소리를 듣기도 했다. 행여 야생동물이 습격하진 않을까 마음을 졸이며 결국 잠을 설쳤다. 다행히 밤은 무사히 지나갔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하이에나는 인간을 잘 공격하지 않는다고 웃는데, 누구나 그런 상황과 마주하면 일단 두려움에 떨 것이다.
세렝게티 게임 드라이브는 이틀에 걸쳐 이루어졌다. 때는 8월 초, 많은 동물이 물을 찾아 북쪽 마라 강을 건너 케냐 국경을 넘었기에 생각보다 개체수는 적었다. 하지만 사바나를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사자와 표범, 버펄로, 코끼리, 코뿔소, 즉 빅5 가운데 4개나 봤으니 게임 드라이브는 대성공이다. 참고로 코뿔소는 개체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만나는 것이 곧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보여준 사진은 대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세렝게티에서 느낀 감동을 몇 컷의 사진과 한 페이지 분량의 글로 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아프리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탄자니아 세렝게티를 꼭 방문하길 바란다. 이곳은 인간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리얼 야생이다. 어떻게 보면 냉혹하고 또 어떻게 보면 매우 공정한 세계다.
탄자니아 - 아프리카 중심에 자리한 나라. 동으로는 인도양, 서로는 르완다와 브룬디, 콩고 국경과 접하고 있고, 북으로는 케냐, 남으로는 잠비아, 모잠비크와 면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연결되는 직항 노선은 없으며, 중동이나 에티오피아 등을 1회 경유해 탄자니아로 들어간다.
아루샤 -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가기 위한 관문 도시로 탄자니아 북부에 자리하고 있다. 현지인들은 예부터 이곳을 아프리카 중심이라고 불렀다. 보통의 여행자는 이곳에서 게임 드라이브 차를 타고 2박 3일짜리 투어에 참여한다.
세렝게티 - 탄자니아 북서부에 자리한 국립공원으로 대표적인 사바나 기후대에 자리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동물들이 물을 찾아 케냐의 마사이마라와 이곳 사이를 오가는데, 이를 가리켜 '동물 대이동'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