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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Oct 17. 2019

파란 나라를 보았니? '모로코의 산토리니'를 찾다.

모로토 셰프샤우엔 여행

북아프리카 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모로코는 다양한 얼굴을 지닌 나라다. 어떻게 보면, 유럽과 비슷하고 또 어떻게 보면 아프리카다. 아랍 국가에 가까우면서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사하라와 마라케시, 탕헤르, 카사블랑카, 페스 등 매력적인 도시가 즐비한데, 이번에는 모로코 서북부에 조용히 엎드린 산간 마을을 이야기하려 한다.



셰프샤우엔은 마을 전체가 마치 거대한 파란색 물감 통에 빠진 것처럼 파랗다. 특유의 이국적인 배경을 두고,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기에 세계의 여행자들이 주목했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로코 가이드북을 쓰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면서 셰프샤우엔을 7번 찾았다.



본래 이 작은 마을은 유럽 스페인에서 밀려난 유대인들이 모야 살던 마을이다. 유럽에서 밀려난 유대인들은 셰프샤우엔, 라바트, 아실라 등 지금의 모로코 북부 주변의 마을에 삼삼오오 모여 살아갔다. 그들이 살던 마을은 하나같이 파란색으로 물들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유대인이 박해에 대항해 마을 전체를 파랗게 물들였다는 설, 또 하나는 당시 가장 싼 염료가 인디고블루였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어떤 이유든 여행자 입장에서는 멋진 볼거리다. 이스라엘이 독립하면서 이곳에 살던 유대인은 대부분 떠났고, 모로칸이 남아 그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여행자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아니기에 특별한 명소는 없다. 파란색 마을 전체가 명소라고 할 수 있는데, 메디나(구시가지)의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걷기만 하면 된다. 광장을 중심으로 아무 데나 눈에 보이는 골목을 따라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기만 하면 된다. 셰프샤우엔 메디나는 골목을 걷는 재미가 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고개만 돌리면, 인생사진을 찍을만한 포인트가 보이기 때문이다.



셰프샤우엔을 비롯한 모로코에서는 사진을 찍을 때 주의사항이 있다. 인물사진에 민감한 모로코 사람이 프레임에 걸리지 않게 해야 하는 것. 젊은 친구들은 개방적이지만, 아낙네나 노인일수록 상당히 보수적이다. 카메라만 보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선한 표정으로 다가가 사진을 요청해도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예 돈을 요구하는 현지인도 있다. 그렇게도 멀리 모로코까지 왔는데,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것은 모든 여행자의 마음이다. 방법은 단 하나다. 눈치껏, 요령껏 찍으면 된다. 참고로 여행기자인 나는 일 때문에 모로코를 자주 찾는데, 나만의 요령이 있다. 광각렌즈를 마운트한 다음, 셔터모드 1/400 정도로 골목이나 시장통을 지나가면서 빠르게 찍는 것.



셰프샤우엔 마을 뒤쪽의 산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으면, 작은 전망대와 연결된다. 이곳에 서면 셰프샤우엔 메디나를 파노라마 전망으로 감상할 수 있는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울 만하다. 또 골목을 따라 장이 열리기도 하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과일이나 기념품을 매우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셰프샤우엔은 고양이의 천국이다. 모로코의 고양이는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데, 실제로 모로코 사람들이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만 보면 도망치는 우리나라의 고양이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유독 셰프샤우엔에 길고양이가 많은데, 파란색 마을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셰프샤우엔은 말 그대로 동화마을에 근접해 있다. 골목을 걷는 내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모로코를 찾는다면, 사하라와 페스와 함께 셰프샤우엔을 꼭 리스트에 올려두자.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을 것이다.



TRAVEL INFORMATION

모로코 - 북아프리카 서쪽 끝에 자리한 나라. 동으로는 알제리, 서로는 대서양, 남으로는 모리타니, 북으로는 지중해와 면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연결되는 직항 노선은 없으며, 파리나 이스탄불, 두바이, 아부다비 등을 1회 경유해 카사블랑카로 들어간다.


셰프샤우엔 - 모로코 중북부, 리프 산맥에 자리한 산간 마을. 셰프샤우엔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마을 전체가 파란색으로 칠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셰프샤우엔은 '모로코의 산토리니'라고 불리기도 한다. 본래 유럽에서 북아프리카까지 밀려난 유대인들이 살던 마을이다. 역사는 깊지 않지만,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는 도시다. 셰프샤우엔 메디나, 전망대, 모하메드 5세 광장 등이 주요 관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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