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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띠 Apr 04. 2022

[딩딩리포트] 금리 역전

2022년 4월4일(월) / 경기 침체의 신호, 이번에도 맞을까?

지난 주말, 경제면을 뒤덮은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장단기 금리 역전' 소식입니다.


많은 언론에서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는 이유는

이게 경기 침체의 전조현상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과연 이게 뭔 소린지

딩딩리포트에서 자세히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오늘 아침 조간신문 경제면에 이런 기사들이 쫙 깔렸네요.


◎ 자, 그럼 도대체 뭐가 역전됐을까?  "응~ 국채 수익률!"


일단, '장단기 금리 역전'에 등장하는 금리라는 건 국채 금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국채 금리는 정확히는 국채 수익률(Yield)입니다.


제가 일전에 국채 수익률은 국채 가격과는 반대로 움직인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아무도 국채를 안 사면 가격이 점점 떨어지니까 고정된 이자를 받는 채권의 수익률이 올라가는 거고요. 너도 나도 국채를 사려고 하면 국채 가격이 점점 올라가서 웃돈을 주고 사야 하니까 국채 수익률은 떨어지는 거죠.  


이게 무슨 소린가 싶고, 채권 가격과 국채 수익률의 정확한 의미와 원리에 대해 잘 모르시겠다 하시는 분들은

지난 2월 11일 <딩딩리포트-2% 돌파>편을 정주행 해주세요. 아래 링크 ㄱㄱㄱ!!

↓↓↓↓↓↓

https://brunch.co.kr/@tti/91


 장단기 금리 역전...희귀한 현상?


즉, 장단기 금리 역전을 풀어쓰면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거죠. 장기와 단기의 수익률이 역전됐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먼저, 일반적인 이야기부터 해 보면요. 보통은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이 단기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한 달 빌려주는 거랑 10년 빌려주는 거랑 이자가 같을 수는 없잖아요. 길게 빌려줄수록 이자 더 받아야 되지 않겠어요?


우리가 보통 은행에 가도 정기예금을 길게 하면 할수록 이자를 더 많이 쳐주잖아요. 그래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대개는 상대적으로 덜 선호되기 때문에 수익률을 더 높게 쳐줍니다. 즉,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 채권 금리보다는 높은 게 일반적인 거죠.


그. 런. 데.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는 건 바로 이 룰이 깨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즉, 짧게 빌려주는 단기 채권의 금리, 즉 단기 수익률이 더 높아진 겁니다.


실제로 현지시간으로 만우절이었던 지난 1일 ,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44%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2.38%를 앞질렀습니다.


만기가 짧은 채권의 수익률이 더 높아진 거죠.

바로 이걸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주황색 2년 만기 단기 채권의 수익률이 10년 만기 파란선의 수익률은 넘어섰죠? ( 출처 : 매일경제 )


최근에 장중에서 채권 금리가 출렁거리며 이런 역전 현상이 나왔던 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장 마감 이후에도 확연하게 역전이 된 건 2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공교롭게도 2019년 8월 말에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적이 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그 이후에는 2020년에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대규모 경기 침체가 온 적이 있죠. 이 얘긴 잠시 후에 다시 이어가도록 하고요.


자, 위에 잘 정리된 그래프를 다시 표현한 그림을 보고 가겠습니다. FRED에 나와 있는 아래 그래프인데요.

바로, 장단기 금리 차이 자체를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장기가 단기보다는 보통 금리가 높기 때문에 그 차이를 표시하면 항상 플러스가 나오는 게 일반적이라서 아래 그래프도 일단은 대부분 플러스 구간을 출렁거리며 움직이는 게 보이죠. 그러다가, 2019년 무렵에 마이너스를 한번 터치하고,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다시 오르는 가 싶더니 최근에 다시 급락세를 보이면서 마이너스를 찍은 걸 알 수 있습니다.

↓↓↓↓↓↓↓↓↓↓

계속 플러스 구간에 있다가 딱 2번 마이너스 구간으로 내려간 게 보입니다.


어? 그런데 왜 단기 채권의 금리가 더 높아진 거지? "불확실하니까!"


제가 아까 전에 채권의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고 말씀드렸었잖아요. 그러니까, 단기 채권의 금리가 더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단기 채권의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즉, 단기 채권에 매력을 못 느껴서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으니까 점점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률은 올라간 그런 상황이 되어버린 건데요. 보통은 가까운 미래보다 먼 미래가 더 불확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사람들이 가까운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오히려 먼 미래보다 더 투자를 망설이는 상황이 된 게 아니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후달리냐? 쫄리면 장기 채권 사시든가......


어쨌든, 시장 참여자들이 뭔가 후달려서 단기에 돈을 뺀다는 시그널로 막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이 때문에,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불황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겁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finance/1037319.html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미국의 13번의 경기 침체 중 10번이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찾아왔다는 분석도 있기는 한데요. 지난 20여 년 사이로 좁혀 보면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난 경우는 3있었거든요. 자, 어떤 느낌인지 한번 직접 판단해 보시죠.


(1)번째 역전 이후, 422일 뒤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2)번째 역전 이후, 571일 뒤 2009년 리먼발 글로벌 금융위기

(3)번째 역전 이후, 163일 뒤 2020년 코로나19 경기 침체


어떤가요? 이거 불황의 전조 같나요? 어떤 건 420일 뒤에, 어떤 건 570일 뒤에. 이거 관련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이런 식이면 그냥 끼워 맞춘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코로나 경기침체의 전조가 됐다고 거론되는 2019년의 금리 역전 현상만해도. 이게 단기 채권 금리 상승이 코로나19를 미리 예측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이게 합리적인 분석인지 의심이 가기도 하죠. 그래도 한 편으로는 그래도 뭔가... '행운의 편지'를 읽은 것처럼 묘하게 찜찜하기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대놓고 무시하기엔 뭔가 기분 나쁜...


판단은 스스로!!  어쨌든 '장단기 금리역전'은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과학적이진 않지만 시장에서는 흉조(凶兆)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역전이 '까마귀'같은 건지 알 방법은 현재로선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석이 과학적이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지금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보다 앞서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 폭등 위기 등은 이미 지겹게 말씀드렸고요. 그로 인해, 실제로 공급발 위기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지고 있죠.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40301511


그래서, 이번에 또 나타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내년의 침체를 선반영한 거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08646632292840&mediaCodeNo=257&OutLnkChk=Y


다만,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준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의 고용 상황이 양호하고 성장세도 좋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인 거죠.


"아직도 장단기 금리차 믿는 흑우들 없제?"


 심지어, 이번 장단기 금리차 발생이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호재라는 의견도 있다고 하네요.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2년·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역전된 후에도 S&P500지수는 1년여 동안 15% 뛰곤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고요. 도이체방크도 "1978년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를 짚어보면 3 내지 5개월 안에 S&P500지수가 오히려 19% 이상 뛰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그널이 내년 이후 침체를 예견한 만큼 올해까지는 '가즈아~" 해도 된다는 논리입니다.


원래 "가즈아병"에 걸리면, 모든 분석이 기-승-전-가즈아~ 로 끝나게 됩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기는 한데, 아무튼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주가 흐름을 놓고도 이런 저런 예측들이 엇갈리고 있고요. 이런 가운데,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6일에는 미국 FOMC의 지난달 회의록이 공개되는데요.  향후, 미국 금리 인상 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논의들이 나올 수 있어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까지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늘 위험 관리, 분산 투자 원칙은 꼭 지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05366632292840&mediaCodeNo=257&OutLnkChk=Y


그래서 덤으로 딩딩대학에서 준비했습니다. <딩딩경제 6강-스태그플레이션>편. 1980년대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당시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졌었는데요.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 7,80년대를 덮친 <스태그플레이션>이 뭔 지는 알고 가야 하잖아요.  당시 벌어진 경제 현상에 대한 모습들, 아래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기-승-전-딩!!


출처 : 유튜브 딩딩대학 총장 염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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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딩경제6강 -스태그플레이션 > 편

https://www.youtube.com/watch?v=UiHTj4QSbZI&t=1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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