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들어 1월5일부터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사 주기나 간격을 보면, 우발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라 마치 발사 플랜이 짜여져 있는 건 아닌가 싶은 느낌 마저 듭니다. 특히, 어제는 북한이 IRBM을 쏘아 올렸는데요.
밤사이, 미 국무부에서는 이에 대한 규탄 성명이 나왔습니다. 미국이 왜 어떤 미사일엔 규탄을 하고, 어떤 미사일엔 침묵하는 지 알려면 미사일에도 종류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미사일은 말 그대로 폭발물을 싣고 가서 목표물에 닿아 폭발하도록 만들어진 무기입니다.
즉, (1) 무언가를 싣고 (2) 멀리가야 합니다.
미사일은 크게 (1)탄두 부분과 (2)추진체 부분으로 나눠서 볼 수가 있는데요.
우선, 미사일의 머리 부문을 흔히 탄두라고 하는데요. 이 탄두에 안에 뭘 넣는지에 따라 미사일의 위력도 달라지겠죠. 여기에 핵탄두를 넣으면 핵미사일이 되는 거죠. 탄두는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추진체 입니다.
추진체는 크게 방향과 사거리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요. 일단, 방향은 다시 옆으로 가냐 위로 가냐로 나눌 수 있고, 가까운데만 가냐. 멀리도 갈 수 있냐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늘을 옆으로 나는 대표적인 건 비행기죠. 이렇게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미사일을 순항 미사일이라고 합니다. 비행기 기장님이 '승객여러분 저희는 순항중입니다." 방송하잖아요. 순조롭게 날아가는 미사일이 순항 미사일(Cruise Missile)인거죠.
영어로는 크루즈미사일이라고도 합니다. 순항 미사일이나 크루즈 미사일이나 같은 말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이 걸프전 때 선 보인 토마호크라는 미사일이 있는데요. 순항미사일은 비행기처럼 날아가니까 낮게 날 수도 있고, 요리조리 방향을 틀어가며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멀리 보내려면 문제가 생깁니다.
비행기도 멀리가려면 연료를 많이 실어야 하잖아요. 그러니 순항미사일도 점점 커집니다. 크면 어떻겠어요? 상대편이 격추시키기 쉽겠죠? 그래서, 순항미사일은 장거리 보단 주로 단거리 목표물 타격에 쓰이는 거죠.
자, 그럼 장거리 목표물이 문제인 건데요. 장거리 목표물은 어떻게 맞춰야.. 상대편의 눈을 피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시작된 게 바로 하늘로 쏘아 올리는 겁니다. 하늘 높은 곳으로 쏘아 올려서 우주 공간을 통해 목표물로 이동한 뒤, 위에서 벼락 처럼 내리 꽂는 방식이죠. 그래서, 크게 보면 하늘로 쏘아 포물선을 그리며
목표물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탄도 미사일(Ballistic Missile)입니다.
하늘로 우주공간 까지 날아가려면 당연히 로켓 기술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탄도 미사일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로켓 배송' 입니다.
냉전 시기, 탄도 미사일 개발 경쟁이 벌어지면서 우주 기술도 함께 발전했다고 전해집니다.
핵탄두가 들어갈 자리에 인공위성을 넣으면 우주 발사체가 되는 거니까요.
이런 탄도 미사일. 즉, 영문 약자로 BM 중에서도 사정거리가 정말 길어서 대륙과 대륙을 넘나들 정도로 먼 거리를 비행하는 미사일을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릅니다. 대륙이 영어로 Continent니까. 여기에 사이를 의미하는 Inter 를 붙여서 여기에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le이라고 부르는 거죠.
이걸 줄여서 ICBM 이라고 하는 겁니다. 당연히, 미국 입장에서는 ICBM 추진 로켓에 북한이 핵탄두만 실으면 미국 본토까지 '로켓 배송'이 되는 거니까요. 이미 핵탄두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ICBM까지 장착하는 게 안보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미국이 순항 미사일 발사시험에는 별 반응이 없지만 탄도 미사일의 경우에는 발끈 하는 것이고요.
탄도 미사일 중에서도 대륙을 넘나들 정도는 아니지만 비교적 중거리 목표물이 타격 가능한 미사일을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이라고 해서. IRBM이라고 언론에서 부르고 있습니다.
즉, 북한은 어제 ICBM 전 단계의 중거리 미사일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인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