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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종이 Jan 26. 2021

너에게 묻는다

왜 내 옆에 있느냐고

너에게 묻는다

밤마다 반짝이는 내 휴대폰 파란 불빛.

나는 너에게 잔다고 하고 졸린 눈을 기어코 뜬 채

그 파란 불빛만을 기다린다.

빛날 때면 나에게 늦은 밤 써준 짤막한 편지를 읽는다.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나의 낙이지만

어떤 때는, 정말 문득 너에게 묻고 싶었다.

표현 하나 하지 않고 몰래 곰같이 기다렸다

이렇게 몰래 좋아하는 나를 위해

왜 그 편지를 쓰느냐고.


온종일 고맙다 그러다가

서운함이 폭발할 때 온갖 것들을 쏟아붓는

나를 위해

왜 졸린 눈 바로 감지 않고

편지를 쓰고 있느냐고.


때론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때론 너의 무심함을 탓했는데

새벽으로 가는 중에 옛 사진 들을 보고는

어쩌다 놓친 순간을 잡아 너를 나무란 것은 아닌지.

하필 내가 힘들 때 네가 나의 편안함이었어서

너를 더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했던 건 아닌지.


너에게 묻는다.

왜 이런 내 옆에 있느냐고.



그리고 너에게 묻는다.

이런 내 옆에 계속 있어주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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