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낚시 좀 하지 마시오.
대송습지는 안산 대부도 가는 길 초입에 있는 곳으로 서해안 최대 습지이고.... 구 방아머리 선착장 지나서 차 타고 가면 어딘지 알겠는데 여하튼 그쯤 있다. 개방되지 않은 곳으로 허가를 받아서 열쇠로 따고 들어가야 하는데 문 옆에 거대한 개구멍이 있다. 대부분은 개구멍으로 대놓고 들어온 사람. 나는 시화호 생명지킴이 분들과 대송습지 쓰레기를 치우러 들어갔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송습지는 허가받고 들어가는 곳인데 일반 시민들이 개구멍을 통해 자유롭게 들어가 낚시를 하고 자전거 타고 캠핑하고 난리였다. 이 날도 사람들이 불법으로 엄청나게 들어와서 판치고 있어서 가슴이 웅장해서 폭발할 뻔. 여길 들어와도 벌금이나 단속하는 사람은 없었다. 민원 넣으면 분명
인력이 부족합니다.
안산시는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하겠지... 민원 이제 넣고 싶지도 않다.
오전 내내 쓔레기를 주웠다. 정말 정말 쓰레기가 많았다. 대부분 캠핑 쓰레기와 낚시 쓰레기. 이 날도 출입금지지역인데 안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치우는 걸 보면서 ㅉㅉㅉ 혀를 찬다던지 캠핑장에서 술판 벌이다 쓰레기 투기하려다 내 눈치 보고 줍는 사람들도 있었다.
충격적 쓰레기를 꼽자면 동물 사체. 여기다가 동물을 유기했나 보다. 동물 뼈가 온전하게 돌 구석에서 나왔다. 또 하나는 비아그라 껍데기.....ㅅㅂ
오전에 주은 쓰레기가 이 정도? 치워도 치워도 쓰레기가 너무 많다. 그나마 출입금지지역 쓰레기가 이 정도인데 다른 바다들은 쓰레기가 폭발적으로 많겠지 싶었다. 나는 환경운동가 축에도 못 끼는데 활동하시는 분들은 인간 혐오가 생길 거 같음. 나 이날 활동으로 낚시하는 인간에게 혐오감이 생겼다.
한국에선 차박과 캠핑, 낚시 등 국내 야외에서 하는 활동이 완전 유행인데 자연을 잘 감상한 후 잘 치우고 갈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또 저런 취미는 장비빨이 중해서 업그레이드가 된 제품을 새로 사는 경우도 많을 텐데 그런 것도 낭비이고 오염원인데... 라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물건을 오래 쓰고 배달을 안 시킨다 한들 세상이 바뀔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있는 한 지구가 우리에게 복수할 것 같다. 앞으로 살 날이 많은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
쓰레기 줍줍과 별도로 대부도 바다보다 깨끗해 보였고 파랬다. 바다 is good.
해양 쓰레기 한 번 주운 걸로 생각이 많아지고 타노스 정책이 맞는 거 같고 앞으로 살아갈 생명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이 들었다. 나 한 명으로 뭐가 바뀌냐고 회의감도 들지만 아무 짓도 안 하는 거보다 나으니까.
하던 대로 분리배출 똑바로 하고 플로깅도 하고 가끔 쓰레기 주우러 다니고 밥 안 남기고 1식 비건 체험도 해보고 할 수 있는 정도로 실천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