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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Aug 10. 2021

수확행2 뿌파퀘스트 +120days

파에 진심 파테크

 올해는 허브에 이어 파를 키우고 있다. 4월 말 블로거 프로개님에게 파를 분양받아 키우는 중. 삼동파라고 한국 재래종파인데 무려 천몇명한테 택배비만 받고 파를 분양해주셨다. 택배노가다를 보고 보살인가 싶었다. 파를 받은 사람들이 프로개님이 주는 퀘스트를 진행하며 함께 키우는 방식인데 댓글로 작물 근황과 소통도 하고 블로그 운영자는 주요 질문과 일수에 따른 작물 진행도를 올려주신다. 이러한 소통방식은 처음인데 댓글에 파 사진 몇백 개씩 올라오는 거 보면 놀랍다. 나 말고도 파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고 서로 공감 소통하니 코로나 시국에 나름 활력을 느끼고 있다.

https://blog.naver.com/professionaldog/222461592475

분양받은 삼동파와 주아

 처음 파를 심었을 때 모습. 처음엔 죽었는지 살았는지 죽어도 죽은 게 아닌 모양새로 크지도 않고 있다가 어느 순간 옆에 조그만 새순이 난다.

 새순 났을 때 얼마나 귀여워했는지. 이건 그냥 파가 아니다. 내가 키우는 애완파다!!!!! 졸귀탱이라고!!!!!!

 집에서 4개 노지에서 2개를 심었는데 노지와 집의 성장 속도가 어마 무시하게 다르다. 역시 마더네이쳐가 짱이다. 집에 있는 파 2개를 노지로 옮겨 심고 나머지 2개는 동네 사는 미용실 언니랑 에어컨 수리기사님께 기부했다. 나 때문에 강제 퀘스트 참여다.

 동네에서 삼동파를 키우는 분도 발견해 함께 파 토크하다 그분께서 열무를 먹어보라며 어린 열무를 한단 넘게 받은 적도 있다.  

 옥상에서 키우는 파는 사연이 많다. 누군가 훔쳐가려다가 다시 돌아온 적도 있고 잎사귀를 뜯어먹은 사건도 있었다. 잎사귀 사건은.... 알고 보니 상사가 잎사귀 잘라가지고 된장찌개를 끓였던 것으로 판명. 그 된찌를 나도 먹었다는... 몰랐어 내 애완파인지 ㅜ.ㅜ 한 번은 같이 일하는 으르신이 비료를 왕창 줘가지고 과잉 영양상태로 저 세상행을 할 뻔도. 여하튼 지금은 이렇게 더운데도 파가 매우 잘 자라고 있다. 노지 화분에 심은 2개의 파는 분열해서 4개에서 현재 8개가 되었다. 좀 더 누가 훔쳐먹지 못하게 감시를 잘해야겠다. 호시탐탐 파주인이 누구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파를 화초처럼 키운다고 놀림도 당하는 중이다. 이제 내 애완파 먹으면 진짜 다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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