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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is nice

코트다쥐르 여행 - 니스의 밤

by 성포동알감자

길어진 날씨 탓에 저녁 7시쯤이 되어 숙소 밖을 나왔다. 석양을 보기 위해서! 8시쯤 해가 지기 시작해 9시가 되어야 완전히 해가 넘어간다. 해변에서 달달한 컵케익과 맥주를 마시며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석양이 보일때즘 니스 전망대에 올라 타임랩스를 찍기 시작했다. 나의 타임랩스는 결론적으로 망작이 되었지만.

타임랩스에 집중하지 못하고 해가 지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색에 반해 정신이 없었다. 누가 아이폰을 훔쳐가지 않아 다행이었을 뿐.

맥주에 기대어 타임랩스중
반짝반짝이해변

다음날도 해가 지기 전 니스 전망대에 올라갔다. 해가 지면서 어제와 비슷하지만 다른 색을 보여준다. 태평양이나 제주도의 초록바다, 서해바다의 회색 바다, 지중해의 파란 바다, 노을색이 벤 짙은 주황빛 바다. 많은 바다의 색을 보았다 자부했지만 니스에선 더욱 다채로운 바다의 색을 만났다. 아니면 다른 곳에도 분명 가지고 있는 색이지만 이곳에 와서야 발견한 걸 수도 있다.

나는 이튿날도 석양을 보기 위해 올라갔다. 노을이 질 때 해변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해가 넘어가는 순간 하늘과 바다는 핑크색이 된다. 아니 아니 로즈쿼츠 색에 가까워!

빛의 산란이 보여주는 여러 색깔은 다채롭고 아름다웠다. 코트다쥐르 동네에 인상파가 많은 이유에 환경적 요인도 강한 것 같다. 눈으로도 이러한 색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노~

핑크바다에서핑크로제와인먹던프랑스썸남썸녀

핑크빛 세상에서 와인을 마시던 썸남썸녀를 부러워하며 터벅터벅 귀가했다. 감동 후에 오는 허무함이란. 아마 허무함이 밀려오는 건 쟤들 때문일 거야.

5박 6일의 여행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근교도 많이 못 돌았는데 너무 아쉽다. 친절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특히 비앤비 호스트인 이사벨라에게 너무 고마움이 크다.

니스에선 몇 가지 나에 대해 깨달은 바가 있다. 나란 사람은 참 게으르고 잠을 잘 잔다는 사실이다. 10시쯤 돼야 겨우 일어나고, 나가서 볕 들면 자고, 해지면 잔다. 한적하게 바다를 걷고 보고 감탄하고 마지막은 항상 잠이나 넋 나감이었다. 바다 산책과 낮잠 자기를 반복한 여행뿐인데 너무 행복했다. 나의 여행에 필수는 바다와 산책, 그리고 낮잠이다!

혼자 가는 휴양지라 걱정도 했었는데 너무나 아무 신경 쓰지 않고 혼자도 잘 노는 나였다.

휴양 잘 하고 갑니다. 안녕 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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