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에 취하다

타이페이에서 온천하기

by 성포동알감자

DAY3

2017.01.24

신 베이터우 온천 - 단수이 - 스린야시장

젊은 나이가 아니라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가 팽팽하다. 이틀간의 근육통을 풀기 위해 신 베이터우에서 온천을 하기로 했다. 도시 속의 온천이라 시골 분위기가 나는 아늑하고 조용한 온천은 아니지만 일본의 온천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물은 좋기로 유명하단다.

토토로가 올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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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황온천은 처음인데 물이 상당히 엄청 굉장히 베리베리 소머치하게 뜨겁다. 얄딱구리한 냄새도 난다. 그래도 근육통과 피부에 좋다니 참고 들어간다. 물에 10분. 밖에 5분. 왔다리갔다리. 피부가 매끈매끈 종아리의 근육통도 풀린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온천 후 개운한 몸으로 산책 겸 지옥열에 올라갔다. 연기가 춤을 추듯 바삐 움직인다. 연기를 바라보다 결국 유황온천에 취했다. 멀미가 나더라고. 울렁거리고 숙취처럼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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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베이터우 도서관에 앉아 진통제를 먹고 유황의 취기를 달래며 앉았다.

공부만 죽어라 해야 하는 동네의 도서관과 다르게 신 베이터우의 도서관은 모던하고 여유로웠다.(셔터 소리 때문에 내부사진은 찍지 않았다.) 매일 책 읽으며 여유 부리기 좋은 도서관이다. 좋은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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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인 단수이의 한 대학교에 방문했다. 영화 때문인지 관광객으로 북적였고 사실 학교는 작았다. 장면이 생각날락말락 하는 정도로 만족했다. 대학교 말고 다른 촬영지인 고등학교와 유치원은 사실 문을 닫아 볼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단수이 바다 산책으로 달래었다.

타이베이에서 영화의 감성을 생각하면서 여행을 구상하면 안 될 듯. 왜냐면 영화 속 감성이 없어. 그래서 영화를 주제로 잡았던 나의 타이베이 여행이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SNS에서 대만을 먹방 여행지로 겨냥하던데 비위가 조금 약하다면 먹방 여행도 비추다. 실제로 호스텔에서 한국 아이들이 먹방 여행으로 타이베이를 왔다가 신라면만 먹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

여행의 테마를 정할 땐 네이버 여행후기를 보지 말자. 인스타 사진을 보지 말자. 페이스북을 절대 참고하지 말자!라는 커다란 깨달음을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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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스린야시장에 가는 이유를 알겠다. 타이베이의 대부분의 야시장을 가봤지만 일단 이곳의 크기가 크고 짝퉁 캐릭터 상품이 가장 많이 파는 곳이다. 그리고 취두부 냄새가 안 나고 먹을만한 주전부리가 많았다. 소소하게 기념품을 구매하고 대만 과일을 구매해 호스텔로 돌아왔다. 사온 과일은 호스텔의 어린 소녀들과 나눠먹었다. 동생 같은(?) 소녀들에게 과일을 맛보게 해주어 뿌듯했다. 우쭈쭈 많이 먹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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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실망스러운 점이 많았던 타이베이 여행이었다. 일단 생각 이상으로 날씨가 추웠다. 10~18도의 날씨지만 바람이 쌀쌀해 추위를 잘 타는 나는 패딩이 필수였다. 방학시즌이라 관광객이 넘치게 많았고 싹수없는 한국인도 만나고 감성 없는 관광지에 비위가 약해 먹지 못하는 음식도 많았다.

하지만 퀄리티 좋은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고 온천은 저렴하다. 대만의 커피전문점엔 훈남 바리스타가 풍미 좋은 커피를 만들어준다. 처음 방문한 타이베이라 부족한 것도 많고 취향에 안 맞았던 모양이다. 항상 좋기만 한 여행지가 있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타이베이 사람들이 내게 베푼 친절과 석과의 맛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안녕 타이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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