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신론자다.
열심히 성당을 다니던 시절도 있었지만,
난 무신론자다.
일상경험 제로인 사람의 훈계를 듣는 것도 지겹고
나이가 들수록 하나도 와 닿지 않았다.
성당 안 다닌다고 엄마가 성화다.
다니라고 할수록 더 가기 싫다.
우리가 다녀야 엄마 면이 선단다.
교회가 무슨 밍크코트인가.
절대 안 갈 거다.
엄마는 고집쟁이다.
주님은 찾으시면서
백신은 절대 안 찾는다.
그렇게 올 겨울에도 독감에 고생하셨다.
흑사병의 근원지도 성당이었다.
감기도 분명 성당에서 걸리셨을 거다.
무슨 일만 생기면 주님 타령.
그런데 정작 사람이 할 수 있는
막을 수 있는 일은 안 하신다.
절대자가 없다는 것도 참 슬픈 일이긴 하다.
외계인을 대면한다면 묻고 싶다.
니들도 신 믿니?
엄마!
엄마한텐 5가 백신이 신이에요.
내년엔 꼭 맞으세요.
아내의 외할머니도 새벽미사 가시다가
추위에 혈관이 좁아져 길에서 고통스럽게 돌아가셨다.
성당 분들이 슬퍼하고, 성당 분들이 장례를 진행하셨고
성당에서 보내드렸다. 장례업체로는 최고다.
엄마에게 성당도 그런 게 아닐까?
마음 다스리기 마당이자
믿을 수 있는 장례업체.
그거는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