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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디킴 Jan 22. 2020

백신이 주님이다

나는 무신론자다. 

열심히 성당을 다니던 시절도 있었지만,

난 무신론자다.      


일상경험 제로인 사람의 훈계를 듣는 것도 지겹고 

나이가 들수록 하나도 와 닿지 않았다.      


성당 안 다닌다고 엄마가 성화다. 

다니라고 할수록 더 가기 싫다. 


우리가 다녀야 엄마 면이 선단다.      

교회가 무슨 밍크코트인가.


절대 안 갈 거다.  


엄마는 고집쟁이다. 


주님은 찾으시면서

백신은 절대 안 찾는다. 


그렇게 올 겨울에도 독감에 고생하셨다.      

흑사병의 근원지도 성당이었다. 

감기도 분명 성당에서 걸리셨을 거다.      


무슨 일만 생기면 주님 타령.      

그런데 정작 사람이 할 수 있는

막을 수 있는 일은 안 하신다.      


절대자가 없다는 것도 참 슬픈 일이긴 하다. 

     

외계인을 대면한다면 묻고 싶다. 

니들도 신 믿니?     


엄마! 

엄마한텐 5가 백신이 신이에요.

내년엔 꼭 맞으세요.      


아내의 외할머니도 새벽미사 가시다가

추위에 혈관이 좁아져 길에서 고통스럽게 돌아가셨다. 

성당 분들이 슬퍼하고, 성당 분들이 장례를 진행하셨고

성당에서 보내드렸다. 장례업체로는 최고다.      


엄마에게 성당도 그런 게 아닐까?

마음 다스리기 마당이자

믿을 수 있는 장례업체.  


그거는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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