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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어공 Apr 14. 2023

우리 주변에는 이미 다양한 협력적 계획이 있다

사회적 자본과 협치

협력적 계획은 다양한 참여자들이 대화를 통해 계획을 수립한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효율적이지 않다. 시간과 자원이 한정적이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행정조직에서 협력적 계획은 매력적이지 않다. 아니, 어쩌면 사치라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협력적 계획은 진정 없는 것일까?      


잘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다양한 수준의 협력적 계획이 있다. 우리는 공공정책과 관련한 계획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다.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고 보면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정책은 계획을 통해 실현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계획들의 방향을 알고 있으면 나의 삶에 꽤 도움이 된다.    

  

아래 그림은 우리 삶과 연관한 다양한 공공계획들이다. 우리 국토의 장기적 발전을 그리는 국토종합계획부터 우리 마을의 소소한 부분을 개선하는 마을계획까지 다양한 스케일의 계획들이 있다. 이런 계획들을 두 가지 기준으로 분류해 보았다. 하나는 계획수립의 전문성이고, 하나는 시민참여도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 경향성이 보인다. 계획수립 전문성이 높을수록 시민참여도는 떨어진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계획수립에 전문적 지식이 많이 필요하면 일반 시민이 참여해서 할 말이 거의 없을 것이고, 재미도 없다. 반대로 계획수립의 전문성이 낮으면 시민참여도가 올라간다. 일반 시민 관점에서도 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서울시 생활권계획이다.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에서 실제 사람이 생활하는 생활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수립한 계획이다. 더불어 생활권계획은 계획수립과정에 주민참여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4년 동안 수백 회 이상의 주민참여회의를 진행했다. 계획수립과정이 보수적인 도시기본계획의 일부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꽤 색다르고 적극적인 시도이다.

또 하나의 패턴이 있다. 계획의 공간적 범위이다. 국토종합계획의 공간적 범위는 대한민국 전체이다. 너무 넓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남해안 벨트의 발전 방향에 대해 할 말은 별로 없다. 마을계획의 공간적 범위는 마을이다. 내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반경 내에 있다. 우리 동네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할 말이 많다. 다시 말하면 계획의 주제가 생활과 밀착해 있다. 우리 동네 골목에 방치된 자전거가 문제이다. 어느 골목에는 무단 쓰레기가 많다. 공원에 잎이 넓은 나무가 부족하다. 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때론 사치라고 느껴지는 협력적 계획은 책 속에만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 있다. 물론 계획마다 참여의 수준이나 깊이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협력적 계획, 계획수립과정의 주민참여가 중요하다는 공감대는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는 듯하다.


우리는 계획수립과정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창출하고 싶다. 하지만 모든 정책과 계획을 협력적 계획으로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럴 필요도 없다. 언제나 집중과 선택은 필요하다. 협력적 계획을 집중해야 할 부분은 위 그림의 2사분면이다. 계획수립 전문성이 낮고, 참여 주민이 할 말이 많은 상황이라면 충분히 협력적 계획을 시도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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