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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와 Nov 06. 2021

작업반장 이쁜이

성실 그 자체


옥상 텃밭에서 고추를 수확해 잘 말리고 나면 먼지를 닦고 꼭지를 뗀다. 이것을 이쁜이가 와서 또 진지하게 관찰한다.

한참 꼭지를 떼다가 자리를 비운 틈에 동생이 퇴근했다.

집에 들어서는 동생을 보자마자 이쁜이가 꼬꼬꼬 다급하게 얘기하며 뭔가를 시작하는데, 고추 꼭지 떼어 바구니에 넣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고추한개를 집어 들고 바닥에 탁탁 내리쳐 꼭지 떼는 시늉을 한 다음, 바구니 안쪽과 동생을 번갈아 보면서 여기에 넣으면 된다고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가족 중 가장 성실한 이쁜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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