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소중한 아이처럼

아이와 함께 알아보는 헷갈리는 우리말 쓱

3 더하기 4가 8이 아니라 7이라는 거,

너무 늦지 않게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이름 석 자 정도는 스스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상을 다이빙대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의자에 잠깐이라도 똑바로 앉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습니다.


썩고 있는 전자피아노의 '도' 건반이

어디에 있는 지만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졸라맨만 그리지 말고

붓으로 색칠도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의 클렌징 오일을

화장실 바닥에 흩뿌려 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회사 갈 때 살금살금 빠져나가지 않고

바이 바이 손 흔들며 문을 나서고 싶습니다.


대중교통 이용할 때

너무 큰 소리로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 많은 곳에서 엄마 나이를 묻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방과 후 축구 수업할 때 뛰지만 말고 공 한번 차 봤으면 좋겠습니다.

2년 가까이 유치원에서 배운 수영,

이제는 음파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1년 가까이 체육시간에 배운 인라인 스케이트,

걷는 것보다는 슬슬 빠른 속도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과자만 먹지 말고 맛김과 멸치볶음도

좀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건 끝이 없네요. 욕심부리면 안 되는데.

그저 건강하게 엄마를 만나러 와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

존재 자체로 존재 이유가 되고, 존재의 목적이 되고,

존재할 가치가 있는 건데.


바라지 말고 더 해 주자. 바라는 만큼 차라리 더 해 주자.

그냥 그대로를 고마워하자.

자꾸 잊게 되니 써 놓고 들여다보며 상기하자.

다짐하게 됩니다.


SBS <우리말 지킴이>는 파워 에프엠(107.7 Mhz)과

러브 에프엠(103.5 Mhz) 라디오를 통해

매일 방송되는 우리말 바로 알기 캠페인입니다.

11년째 진행하면서 저 역시 몰랐던

우리말의 용례, 유래, 표기, 발음 등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아이가 생기니 더 유의하게 되는 우리말을

아이와 있었던 에피소드와 함께 추렸습니다.

부제로 '아이와 함께 알아보는'을 추가해야 될 듯해요.


오랫동안 SBS 아나운서 입사시험에서

국어와 작문을 출제했습니다.

기출문제와 더불어 실생활에 자주 쓰이면서도

여전히 헷갈리는 우리말 위주로 사례를 들었습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헷갈려서 어려운 우리말.

자꾸자꾸 변하기에 만만하지 않아

계속 알아가야 하는 매력덩어리 우리말.

담을 그릇인 훌륭한 한글이 있어 참 다행인 우리말.


사람이 생로병사를 겪듯 우리말도 새로 생기고 유행하다 뜻이 변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기도 합니다.


늦게 만난 아이처럼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게 되는 우리말.

아이를 대하듯 우리말을 소중히 다뤄야겠다 싶습니다.


아이처럼,

우리말도 다 알고 있다 자만하지 말고

매일매일 반짝이는 눈빛으로

새롭게 알아가야겠다 싶습니다.

© kimdongsu,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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