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의 세일럼이란 도시는 마녀 재판의 성지이다. 평화의 도시란 의미로 예루 살렘의 살렘을 따와서 세일럼이 되었다고.
마녀 재판에 마녀 사냥은 영화나 소설 속에 있던 허구가 아닌 팩트였다. 아주 오래된 일도 아니고 역사적으로 기록되고도 남을 만한 시기에 있던 일이란 것이 더 놀랍다.
1692년에 자행된 이 놀라운 사건을 접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영화 곡성과 박근혜 탄핵 사건이었다. 곡성은 거의 스토리 전개가 비슷해 보이고 박근혜 탄핵 사건은 선동가들이 여기서 착안해서 써먹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무식해서 정의의 사도가 될 수도 있었구나. 이런 선동질에 놀아났었다는 생각을 하니 이불킥 순간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정치인이 어디 있겠느냐만 박근혜를 말도 안 되게 음해한 건 나처럼 대중이 너무 무지하고 선동에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잘잘못을 떠나 세월호 사건과 종교 그리고 무당에 치정까지 엮은 건 너무 나갔지 싶다. 하지만이런 일은 현재에도 끊임없이 가동되고 있다. 이상한 정치 사이비 교주 김어준 발과 mbc에 침투된 고정간첩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일부 사람들이 지속해서 선정적이고 선동을 위한 뉴스를 싸질러 놓고 있다.
극혐 하는 서울 시장이지만 생태탕 사건부터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룸살롱에 가서 술을 마셨다는 등 영부인이 과거 술집에서 일했다는 등. 그에 더해 바이든 날리면 따위로 서동요보다 더한, 입과 귀에 착착 감기는 말들을 지어내 국정 혼란에 가세하고 있다. 정부를 흔들어서 이득을 보는 자들이 북한 밖에 더 있나 싶은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
각설하고 1692년에 자행된 이 놀라운 사건은 이십 명이 넘는 무고한 여성들 및 남성 그리고 아이들과 개들마저 죽이는 일로 이어졌다. 영화 곡성에서 그랬던 것처럼 힌아이의 발작이 의심을 낳고 그것이 살인 재판으로 이어진 것인데 뭐든 예측하지 못한 불길한 사고 뒤에는 가장 약자를 범인 삼기 마련이다. 이는 시대와 국적을 초월해 항상 있어온 일이다.
중세시대에서 근대 초기까지 기독교를 포함한 많은 종교인들은 마녀가 인간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거기에 극한 날씨나 전염병이라도 직면해서 모두가 예민해지는 시기라면 더더욱 희생양을 찾는 것이 인간 심리인 모양이다.
당시 세일럼 마을에 부임한 목사 사무엘 패리스는 지역 권력자였다. 그는 매우 엄격하면서도 탐욕스러운 성격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청교도인이 대부분이던 마을 사람들은 목사를 탓하기보다 모든 분쟁의 원인을 악마의 짓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슨 일인지 1692년 1월에 9살 된 패리스 목사의 딸 베티와 11살의 조카 아비가일이 일종의 발작 증세를 보였다. 그들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독특한 소리를 내며 좀비처럼 목을 비틀었는데 이를 두고 지역 의사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라고 하였다. 또 다른 소녀인 12살의 앤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그래서 2월 당시 식민지 관리인이 조사를 하던 끝에 패리스 목사 집안의 노예로 일한 세 여성 때문이라고 낙인찍었다. 그러니까 이들은 카리브해 출신 여성 티투바와 노숙자 거지 사라, 그리고 가난한 노파 탓으로 돌렸다.
그렇게 세 명의 여성들은 끌려가서 며칠 동안 심문을 받았고 무죄를 외치는 가운데 고문을 참지 못한 티투바는 갑자기 악마가 나에게 와서 그를 섬기라고 명령했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만다. 그러면서 상상력도 풍부했던지 검은 개, 빨간 고양이, 노란 새 그리고 흰머리의 큰 남자 등 정교하게 정황 묘사를 했다. 그밖에 마을 청교도들을 파괴하려는 여러 다른 마녀들이 있다고 거짓의 거짓을 부풀렸다.
그렇게 촉발된 집단 광기는 멈추질 못했고 이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편집증을 키워 나갔다. 그리고 사라의 네 살짜리 딸 도로시가 뭘 안다고 아이를 심문하였고, 어린아이는멋 모르고 소심하게 대답한 것을 자백으로 받아들였다.
1692년 5월 특별 재판소를 설립하였고 재판소 앞에 처음으로 소환된 여성은 험담을 일삼고 문란하기로 유명한 나이 든 여성 브리지트 비숍이 오르게 된다. 재판관은 그녀에게 마법을 부렸는지 물었으나 그녀는 자신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만큼 결백하다고 대답했다. 너무 당연한 대답이었지만 인정받지 못했고 그녀는 유죄 판결을 받아 6월 10일 교수형을 당한 첫 번째 희생양이 되었다.
어이없는 마녀 재판으로 7월에 5명, 8월에 5명 그리고 9월에 8명을 교수형에 처했고 당시 하버드 총장은 무고한 한 사람이 단 한 명의 유죄 판결을 받는 것보다 열 명의 마녀가 탈출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드디어 재판관이 자신의 아내마저 마녀로 의심되자 더 이상의 체포를 금지하고 고발된 마녀들을 석방하였다. 그리고 특별 재판소를 해산하고 1963년 5월까지 주술 혐의 등으로 투옥된 사람들을 모두 사면했다. 하지만 이미 19명의 남녀가 갤로스 언덕에서 교수형에 처해진 뒤였다.
또 하나 재판에 회부되길 거절한 71세의 한 남자는 무거운 돌로 압박을 받아 사망하였고 피고인 중 최소 5명이 감옥에서 사망했다. 세일럼 마을의 악마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 마리의 개도 집단 히스테리의 희생물이 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좌우 진영 상관없이 국내 정치적 사건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까닭을 모르겠다. 아무튼 뒤늦게 정신을 차린 것인지 법원은 1697년 1월 14일 세일럼의 비극에 대한 반성으로 단식과 영혼을 기리는 날로 지정하였다. 그리고 1702년 법원은 이 재판이 불법이라고 선포했다.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이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비슷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 본성은 사악하기 그지없나 보다.
마지막으로 문제의 근원이 된 아이들은 왜 그런 발작을 일으켰던 것일까? 일설에 의하면 에르고트 중독이란 말이 있던데자홍 곰팡이균에 오염된 곡물 빵을 먹었을 때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에르고트 중독에 걸리면 환각 및 경련 그리고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역시 확인된 바는 없으니 단언할 수는 없다. 또한, 독버섯이 이런 증상을 일으킨다는 말도 있지만 이 역시 단정할 수는 없다.
여하튼, 오늘날 세일럼은 마녀 사냥 명소가 되어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