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6년 전의 일이니 기억도 또렷하지 않거니와 폴더폰 시기였기에 사진도 변변히 남은 것이 없다.
그때의 난 하던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 만땅이었던때고 (물론 지금도^^:) 여행, 특히나 해외여행이란것은 남의 얘기로만 생각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뜬금없는 형의 제안-아버지와 같이-라오스를 가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단칼에 거절했다.
지금은 국민휴양지가 되었지만 그때는 나라 이름도 생소했고 어딘지도 몰랐으며 ,굳이 가려면 국내도 많은데 무슨 해외냐?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쥐어주며 일단 여권이나 만들어보라는 유혹에 넘어가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는데 며칠후 이미 비행기표까지 발권을 끝냈다는 전화가 왔다. 오 마이 갓!
그렇게 시작된 첫 해외여행이자 첫 비행기 탑승! (필자는 제주도도 그 이후에 가봤음)
여권에 사증 찍히는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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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직항은 당연히 없던 때이므로 경유는 기본이요, 비행기 값을 절약하기 위해 인천-홍콩-방콕-비엔티엔이 이르는 하루 총 3번의 비행을 감행하였고, 아침 일찍 떠난 우리들은 비엔티엔에 밤 9시가 넘어서야 겨우 도착을 했다. 물론 돌아올 때도 거꾸로 3번을 타고 돌아왔다.
이렇게 밤에도 더운 곳이 동남아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맥주 한잔을 찾아 돌아다녔고, 아침에는 조마 베이커리에서 커피를 즐겼으며,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은 한국인 사장님이 게스트하우스와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그곳의 정보도 들으며 점심을 거하게 한상 즐겼다.(형의 친구가 다음날 도착하여 인원은 총 4명)
형의 소고기 스테이크를 시작으로 각각의 메인 요리를 시켰고 다같이 먹을 수 있는 중앙 요리도 하나시켰으며 맥주도 1병씩 곁들였다.
먹고 나서 받아 든 계산서는 대략 130000낍 (2010년 10000낍에 1200원정도) - 즉 15,000원 정도였으니 아직 라오스 물가에 익숙해지지 않은 우리들은 연신 대박만을 외쳐댔었다.
바로 이 명함을 아직도 갖고 있고 2015년 방문 때에도 건재함을 확인했다. (비엔티엔-독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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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엔의 이틀이 그렇게 지나가고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나서 3시간 정도를 가다 보니 방비엥에 도착했다.
원래는 루앙프라방으로 가려고 했으나 다들 지겨웠는지 여기서 내리자고하고 버스에서 튕겨나왔다.
근데...완전 허허벌판. 어디로 가야 돼?
계속 걷다 보니 슬슬 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초입에 있는 나름 방비엥 최고급 호텔 엘리펀트 호텔에 1박을 하기로 한다.
이것은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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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에 약 20달러였고 탁 트인 전망에 유유히 흐르는 남쏭강! 진짜 최고!
대충 씻고 나와서 처음 보이는 마사지 집에서 일단 몸부터 풀었는데 가격은 1인당 5달러 (1시간)였는데 어찌나 시원하고 좋았는지 나는 1시간 내내 쿨쿨 잤다. 처음맛보는 동남아의 마사지 맛은 꿀맛이었다.
길거리에서 동네 꼬마 소녀가 구워주는 정체모를 꼬치는 한 꼬치에 단돈 천낍! 하지만 나 이외에는 모두 한입만 먹고 기권.
남쏭강을 건너 블루라군 가는 길을 아무 정보 없이 무작정 걷다가 1시간 만에 포기하고 돌아왔다. 자전거라도 빌려탈걸 최대의 실수다.
저녁은 호텔 밑 식당에서 남쏭강을 바라보면서 라오스 전통식을 시켜보기로 한다.
4일 동안 고수 들어간 음식을 먹었지만 별 이상이 없었기에 모두들 자신만만하게 다들 처음 보는 음식들을 마구 주문했다!
그러나! 그건 우리들의 오만한 착각이었다. 한입씩 먹고 나서는 다들 포크를 내려놓기 바빴고, 속이 메슥거려 그 다음날부터는 쌀국수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저녁거리도 볼 겸 번화가로 향했다. 그래봐야 10여분 거리지만, 그날따라 우연히도 맨유와 맨시티의 더비전이 있는 날!!
요즘에야 방비엥이건 루앙프라방이건 꽃청춘 여파로 절반이 한국사람들이지만 그때는 한국인은커녕 아시아인을 찾아보기조차 힘들던 때였다. 호프집은 유럽애들로 그득했고, 맨유 스콜스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 대부분 맨유팬이었던 그곳은 광란의 도가니~
단 1박의 방비엥을 뒤로하고 그 다음날 루앙프라방으로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아무 정보도 없던 우리들 무작정 여행사들을 뒤지는데, 마침 루앙프라방에서 게하를 하는 삼촌과의 만남으로 스타렉스를 대절하여 루앙프라방으로 출발!
하지만 7시간에 걸친 꾸불꾸불 미시령 같은 이 길에 완전 넉다운.
숙소는 별 고민 없이 이 삼촌이 운영하는 게하에 투숙! 아마 여기도 1박에 20달러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루앙프라방의 2박은 상상 이상이었고 프랑스령이었던 흔적을 잘 보여주기도 한 곳이다. 매일 아침 공기는 상쾌했고 야시장의 밤거리는 활기로 넘쳐났다. 너무 행복한 기억이었기에 5년 후 태국-캄보디아-라오스의 1달 여정중에 루앙프라방을 또 방문하게 된다.
다시 찾아가 본 게스트하우스 빌라아페이의 부킹닷컴 정보다.
설레는 마음을 누른 채 들어가보니 반겨주는 종업원도 없고 아주 조용했다. 그런데 고개를 틀어 소파를 보니 러닝 바람에 낮잠을 청하던 익숙한 그 실루엣! 와하~~아직도 이 삼촌이 여기 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조금 서투른 영어지만 5년 전에 내가 가족들하고 여기 왔었고 네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다줬다. 나를 기억하느냐. 잘 있었느냐 등의 인사를 했는데......이 삼촌은 기억이 날듯 말듯한 표정이다.
하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애들이 왔다 갔을텐데 그걸 기억하겠나....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살려 셀카 한장!!
여전히 그자리에 계셔주셔서 감사해용! 다음에 온다면 꼭 여기서 묵을게요~
너무나 많은 추억을 간직한 채 돌아오는 길은 고통이었다. 우선 거기서 비엔티엔까지 오는데만 10시간. 다시 비엔티안에서 방콕으로 넘어가서 1박을 하게 되는데...
루앙프라방에서 방심하면서 사 먹었던 과일쥬스가 문제였는지 4명 모두 엄청난 폭풍 설사로 물먹기조차 두려웠다.
그럼 그렇지 그동안 너무 멀쩡했어... 어쩐지 이상하더라 ㅠㅠ
그래도 마지막 방콕 1박 호프랜드에서 여독을 풀었고 그렇게 나의 첫 해외여행을 마무리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떤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하는데 주저 없이 나의 첫 해외여행을 꼽는다.
나의 많은 가치관들을 바꿔주었고,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할 일은 더 많다! 라는걸 확실히 깨닫게 해주었고 그 이후로 열심히 여행을 다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고맙습니다 라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