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운명적인 만남?
나 혼자 동남아 삼국기 (태국-캄보디아-라오스)
1편. 운명적인 만남?
경로 (총 31일/2015년 3월 2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 4월 1일 밤 비행기로 돌아옴)
태국▶캄보디아▶라오스▶태국
인천 공항 - 방콕 수완나폼 공항 (뱅기) - 카오산로드 (택시) - 캄보디아 국경 뽀이펫 (카지노 버스) - 씨엠립 (택시) - 씨아누크빌 (심야버스) - 라오스 비엔티엔 (프놈펜에서 뱅기) - 방비엥 (버스) - 루앙프라방 (밴) - 루앙남타 (버스) - 라오스 국경 훼이싸이 (로컬버스) - 태국 국경 치앙콩 (국경버스) - 치앙라이 (로컬버스) - 치앙마이 (버스) - 방콕 (심야버스) - 수완나폼 공항 (지하철) - 인천 공항 (뱅기)
경비
정확하진 않지만 방콕 왕복 뱅기값 제외하고 대략 150만원. (비엔티엔 가는 뱅기값 포함)
소지품
40리터짜리 배낭 + 평소 여행 갈 때 들고 다니는 조그마한 앞가방.
수건하나, 반바지2개, 반팔3개, 긴팔하나, 긴바지하나, 단화하나, 노트한권, 칫솔과 치약, 1회용 면도기 3개, 양말 몇개, 팬티몇장, 인천에서 산 담배 한보루, 한번도 먹지 않은 위장약, 한번도 쓰지 않은 선글래스, 개미밥이 된 봉지사탕.
그리고 여행하면서 늘어난 약간의 기념품, 코끼리바지 몇장, 반팔 몇장.
나의 상태
44살 미혼에 음주, 흡연 모두하지만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저질의 몸 상태.
여행 목적
동남아에서 돈 벌만 한 게 없을까하고 갔지만, 점점 놀게 됨.
여행 혼자서 충분히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얻고 옴.
출발 3주전
약 1달 정도 동남아를 돌아보자는 정도만 정해지고 방콕 in/out 으로 비행기 가격 계속 알아보고 있던 중.
혼자 간다는 부담감도 크고 그냥 괜히 겁이 났지. 유명하다는 동배카페와 태사랑을 들락날락하다 보니 동행을 많이 구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동행까진 아니어도 수완나폼 공항에서 카오산까지 새벽에 같이 택시 탈 사람을 구하게 됐지.
그러다보니 동갑인 친구와 날짜가 거의 맞길래 비행기표도 3월2일로 맞춰서 끊고 수완나폼 공항에서 짐찾고 나서 만나기로 했어. 그리고서 가끔 쪽지로 얘기하다 보니 처음 2박은 카오산 한인민박 디디엠에서 같이 묵자는 것까지 합의가 됐지.
(오해할까 봐 얘기하는데 도미토리라 남녀 구분이 없는 방임)
근데 알보고니 여자인거야. 오 마이 갓. 나에게 이런 행운이! 안 그런척 했지만 약간의 기대도 하게 되더라고.
이것이 말로만 듣던 중년의 로맨스인가!
경로 (총 31일/2015년 3월2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 4월1일 밤 비행기로 돌아옴)
태국▶캄보디아▶라오스▶태국
인천 공항 - 방콕 수완나폼 공항 (뱅기) - 카오산로드 (택시) - 캄보디아 국경 뽀이펫 (카지노버스) - 씨엠립 (택시) - 씨아누크빌 (심야버스) - 라오스 비엔티엔 (프놈펜에서 뱅기) - 방비엥 (버스) - 루앙프라방 (밴) - 루앙남타 (버스) - 라오스 국경 훼이싸이 (로컬버스) - 태국 국경 치앙콩 (국경버스) - 치앙라이 (로컬버스) - 치앙마이 (버스) - 방콕 (심야버스) - 수완나폼 공항 (지하철) - 인천 공항 (뱅기)
3월 1일이라 상당히 쌀쌀한 날씨였지만 도착하면 무지하게 더울 것을. 그리하야 얇은 긴팔하나만 입고 오들오들 떨며 공항 리무진에 올랐지. 공항에 도착해서 간단히 밥도 먹고 담배도 한 보루 샀어.
자. 이제 출발해보자구. 혼자 가려니 가슴이 벌름벌름 하구만. 비상구 쪽 좌석을 줘서 자리는 무척 넓어. 게다가 왼편 3자리중 통로 쪽 자리. 최상의 자리지. 가운데 자리가 비고 창문 쪽으로 젋은 친구 하나 앉더라고.
가서 동갑의 여인을 만날 생각에 잠도 오지 않고. 과연 택시를 잘 타고 카오산로드에 내려서 숙소를 그 새벽에 찾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래서 여행책자를 꺼내 슬슬 읽다보니 옆에 앉은 친구가 궁금해지네.
"혹시 태국으로 여행가요?" 라고 물어봤더니
"네"
"얼마나 가요? 난 한 달 정도 있을건데"
"아! 저도 한 달 정도 돌아볼 생각이에요~"
"아 반가워요~"
서로 동남아를 1달 정도 돌아볼 거라는 정도 파악하고 나니 딱히 나눌 얘기가 없어서 난 다시 책을 봤지. 마침 기내식이라고 어설픈 간식 같은거 주더라고. 열심히 먹어주고. 물도 한잔 먹고. 아. 근데 열라 춥다. 옆에 친구는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있던데 나도 입고 올걸 그랬나. 후회도 잠시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지. 문제는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보다 내 비행기가 40분 늦게 도착인데 연착까지 한거야. 인상착의와 무슨 옷을 입었다는 정도만 가지고 찾으려니 답답하지만 그 대학생 친구와 같이 만나기로한 유심을 파는 가게 앞으로 갔어. 아~ 저 멀리 가게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여인네가 보이네.
100% 그 친구가 맞는데 가까워질수록 현실을 부정하고 싶더라구. 미안한 얘기지만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이렇게 부담없고 편안할수가 있나!
난 태국에 많이 머무를거라 생각하기도 했고 1주일짜리와 1달짜리가 유심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서 그냥 1달짜리로 구입했어. 시간이 많이 늦어서 택시를 빨리 타야겠더라구. 다른 애들이 얘기하듯이 정말 택시 타는데에서 미리 티켓 같은걸 뽑아야 타야 할 택시를 배정해주는것 같더라? 아무튼 까딱하면 당한다는 생각에 정신 바짝 차리고 흥정에 돌입했지. 하지만 뭐 엄청나게 깎을 생각은 없었어. 어차피 그 시간에 카오산로드까지 가는건 거의 350~400바트 나온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쿨하게 400바트 얘기했더니 그 친구도 곧 고개를 끄덕였지. 긴장감이 잦아들고 택시에 오르고 나니 바로 새벽 도로위를 총알같이 달려나가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