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ky Station』

PART 1. 81-0-0

by GIMIN

한상원은 흔히 훵크 기타 연주의 달인으로 세간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블루스 기타 연주와 재즈 기타 연주에도 도통한 기타리스트라는 점을 사람들은 너무 쉽게 간과한다. 그가 훌륭한 작곡가라는 사실 또한.


이 앨범에서 드러난 한상원의 기타 연주 실력과 작곡 실력 및 프로듀싱 능력은 미진함이 없다. 객원 보컬 시스템을 과감히 채택한 이 앨범의 방식이 되려 이 특출한 능력을 돋보이게 했다. 이 앨범에 힘을 보탠 모든 객원 보컬은 그의 이런 능력에 힘입어 모두 자신들의 역량 이상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때문에 이들을 일일이 호명할 필요가 있다.


신윤철이 가사를 쓴 「너의 욕심」은 이 앨범에 두 버전으로 실렸다. 이 곡의 '얼터너티브 버전'에서 강기영과 한상원이 맞춘 ‘협연’도 훌륭하지만, 신해철의 ‘무시무시’한 보컬이 압도적인 (혼 연주가 힘껏 뒷심을 발휘한) 이 곡의 '훵크 버전'은 이 ‘위트’ 넘치는 곡에 (한상원의 호쾌한 기타연주에 걸맞은) 꼭 맞는 울분을 담았다.


이소라가 가사를 쓰고 노래한 「Kiβ(KISS)」는 한상원이 만든 곡에 의도치 않은 퇴폐미를 참신하게 부여하며 해당 곡의 숨은 매력을 발굴했다. 관점에 따라서, 이 앨범이 발매 한 이후에 나올 이소라의 솔로 3집인『슬픔과 분노에 관한』(1998)의 예고편처럼 들리는 이 곡은 한상원이 그의 출중한 기타 연주 실력으로 멋들어지게 사인한, 앨범의 또 다른 수작(秀作)이었다.


「Musician」은 이승열과 방준석의 보컬 앙상블로 인해 섬세한 설득력을 얻었다. (어쩌면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생각했을) 방준석이 쓴 가사는 한상원이 쓴 고집 있는 음악에, 적확한 맥락의 당위성을 아로새겼다.


「너, 나, 따로」의 빈티지한 블루스 사운드를 돋우는 이범용의 보컬은 이범용의 음악적 본령이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그러나 당대의 서슬퍼런 손길이 곡의 의도를 훼손한) 「꿈의 대화」가 아니라 이런 분위기의 곡이었다는 사실을 청자에게 새롭게 각인시켰다. (그는 또한 와와 패달을 사용한 기타 연주가 곡의 테마를 다루는 「광대춤」에서 자신의 ‘언어’를 빌려줬다.)


이 앨범은 주로 외국인 세션을 동원해 녹음했지만, 김광민이 오르간을 맡으며, 그의 화려한 연주를 이 앨범에 짙게 수놓았다. 강호정 또한 이 앨범에서 프로그래밍 드럼을 맡으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이 앨범의 모든 중요한 성과는 한상원의 빼어난 연주와 훌륭한 곡과 좋은 프로듀싱에 깃들었다. 「Solitude」를 가득 채운 블루스 기타 솔로 연주, 「Old Fashioned lovers」를 탄탄히 채운 재즈 코드 기타 연 「Funky Station」의 종결부를 수놓는 기타 솔로 연주. 앨범의 베스트 트랙인 「음깔」의 모든 악기 연주에 이르기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시도했다는 한상원의 자신감이 이 앨범 전체에 가득하다. 비록 「Funky Station」만 (보코더를 입힌 채로) 노래했어도 이 앨범의 주인공은 결국 한상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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