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5. X-60-45
이 앨범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을 정말로 즐기는 사람들이 만들었다. 「We don't stop」 같은 강력한 곡에서 「Dynamite」 같은 스무스한 곡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깃든 이 앨범의 그루브는 라이브 잼 세션을 방불케 하는 이들의 (인트로 곡인 「...Sound Renovates A Structure (Intro)」의 박수 소리까지도) 신명 나는 연주로 인해 더욱 탄탄함이 도드라졌다.
이들은 또한 자신들이 추구한 음악에 매우 진지했다. 이들은 레코딩 엔지니어링과 믹싱까지도 직접 담당하며 블랙 뮤직에 대한 신념과 단결을 이 앨범에 고스란히 심으려 했다. 김문희의 강한 탭핑 주법의 베이스 연주가 인트로를 장식하는 「We don't stop」은 (이한주의 멋들어진 트럼펫 연주와 더불어 그윽한 운치까지 획득한) 이들의 신념을 대변했다.
이들은 소울 장르의 음악이나, 훵크 장르의 음악에 흔히 들어가는 혼 파트를 (실질적인 첫 곡인 「We don't stop」의 트럼펫과 마지막 곡인 「A.U. Theme」에 쓰인 색소폰을 제외하면) 거의 쓰지 않았다. 이 선택으로 인해 이 앨범은 밴드가 (진짜 악기로) 연주하는 그루브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반짝’ 거리는 윤갑열의 기타 연주와 ‘그윽한’ 임지훈의 키보드 연주, 묵직하게 리듬과 그루브를 다잡는 (그러나 「Blow ma mind」와 같은 곡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는) 김문희의 탄탄한 베이스 연주나 김반장의 군더더기 없는 드러밍이 한데 어우러진 이 앨범의 연주 사운드는 이들의 급진적인 (그러나 또한 빛나는) 어프로치와 격조를 매 곡마다 한꺼번에 획득했다. 「Make it Boogie (We've got Funky Jazz)」의 (재즈의 음악적 성격을 바탕삼은) 그윽한 정취는 이런 신념과 한데 얽혀 더욱 독특하게 들린다. 특별한 테크닉을 내세우지 않아도, 단지 제 역할을 다하는 멤버들의 합과 역량만으로 훌륭한 사운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이 앨범을 들을 때마다 깨닫는다.
「Liquid」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정취를 품었던 앨범은 결국 「Think About Chu’」에 이른다. 김반장의 담백한 보컬마저도 소울(Soul)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이 곡은 시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특별함을 의도치 않게 획득했다. (이 곡 또한 이들이 추구한 사운드의 맥락을 듬뿍 머금은 덕분에 앨범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다소 장난기가 섞인 「Dynamite」에서도, 윤미래의 보컬이 인상적인 「Blow Ma Mind」에서도, 임지훈의 키보드 연주가 특별한 순간을 만드는 「Smood Feelin」에서도, 질감과 그루브를 중시하던 이들의 작업은 「Mad Funk Camp All Starz」를 피처링한 최자와 개코의 랩과 더불어 요동쳤다. 이 요동은 곧 「A.U. Theme」이라는 “난장”으로 발전하며 서서히 페이드 아웃했다. ‘사운드로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이들의 거대한 포부는 끝까지 거대한 그루브를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암시를 남기며 자신들의 차례를 마쳤다.
히든 트랙의 ‘레게’를 따라 윤갑열과 김반장은 윈디시티(Windy City)라는 팀을 꾸렸다. 임지훈과 김문희는 펑카프릭 부스터(Funkafric Booster)를 만들었다. 이젠 네 사람 모두 어엿한 뮤지션으로 거듭났지만, 그게 이 앨범을 듣는 걸 망설이게 하지 않는다. 「Think About Chu’」에 나오는 ‘노래’처럼, 우리 또한 이 앨범의 노래를 들으며 이들의 ‘합’을 추억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