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투투맘 #17]
함께라서 끝까지 러닝에서 배운 관계의 힘
혼자는 멈출 수 있지만, 함께라면 끝까지 갈 수 있다
오늘도 운동화 끈을 고쳐 매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제 윤슬이의 기특한 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따뜻하게 남아 있어요.
작은 아이가 처음으로 변기에
스스로 앉아 소변을 보고
대변까지 성공한 그 순
그 작은 성취가 얼마나 큰 감동이었는지 모릅니다.
“라떼는 20개월 전에 기저귀 다 뗐어~” 하는
말보다, 지금의 윤슬이가 보여준
오늘의 성장이 내겐 그 무엇보다 소중한 기쁨이었습니다.
그 감동을 안고
오늘도 러닝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뎌봅니다.
체육센터에 도착했을 땐
아직 함께 뛰기로 한 회원님이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혼자 1바퀴를 먼저 가볍게 뛰기 시작했죠.
잠시 후 도착하신 모습을 보니
어쩐지 마음 한켠이 놓였습니다.
“아, 오늘도 혼자 뛰는 건 아니구나.”
혼자 달리는 연습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함께 달릴 때의 안정감이 훨씬 더 크더라고요.
“꽃동산으로 갈까요?
강변으로 갈까요?”
코스를 정하는 작은 대화 속에서
서로의 페이스를 맞추고
마음의 방향도 함께 맞춰 갑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고난도 코스.
하지만 함께라면 그 길도 도전하고 싶어지는 용기가 생겨요.
강변을 따라 달리는 발걸음.
길가에 피어난 꽃들은 눈을 즐겁게 하고
도로에 모여 있던 비둘기 떼가
우리가 가까워지자 휘리릭 날아오르는 장면은
한 편의 풍경화 같았어요.
이 순간을 위해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실내에서 러닝머신 위를 달릴 때와는
분명히 다른 감각이 느껴져서 좋아요
야외 러닝은 계절을 온몸으로 마주하고
바람과 햇살, 꽃내음 속을 몸으로 통과하는 운동이기 때문이에요.
강변을 달리다 보면 빠질 수 없는 구간.
바로 ‘천국의 계단’이라 불리는 구간이에요.
길게 이어진 계단과 그 앞의 오르막.
늘 그렇듯 숨은 가빠지고
다리는 무거워지지만
끝까지 멈추지 않고 올라섰습니다.
“잘했다, 오늘도 나를 이겨낸 나.”
“장하다, 멈추지 않은 나.”
그 계단을 오르는 순간순간마다
나 자신을 격려하며 한 걸음씩 내디뎠습니다.
언젠가는 10km 50분 컷
서브2 마라톤 완주도 가능하겠죠?
그 날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나는 왜 달리는가
러닝 중, 함께 달리는 회원님이 문득 물어보셨어요.
순간 대답이 막혔어요.
처음엔 그저 좋아서
몸이 건강해질 것 같아서 달렸는데,
그 질문을 받고 나니
내가 진짜 왜 달리는지를 곰곰이 되짚게 되었습니다.
그저 몸을 움직이고, 근육을 만들고,
체력을 기르고, 그리고 ‘내가 나를 돌보고 있다’는
감각이 나를 계속 뛰게 했던 거죠.
질문 하나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둘이 뛰던 중에 뒤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렸어요.
또 한 명의 회원님이 뒤따라오고 계셨고
셋이 함께 달리자 에너지가 전혀 달라졌습니다.
“아, 이래서 다들 러닝을 하는구나.”
힘들다는 감정조차 잠시 멀어질 만큼
함께 달리는 기쁨이 온몸에 퍼졌어요.
혼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 감정.
바로 함께여서 가능한 감동입니다.
웃으며 달리는 러닝이 진짜 좋은 러닝
함께 뛰던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웃으면서 달리는 게 제일 좋아요.
무리해서 달리면 몸에도 안 좋고
보는 사람도 안 예쁘잖아요~”
그 말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러닝은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잖아요.
기록에 얽매이지 않고
내 페이스에 맞춰 기분 좋게
웃으며 달릴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최고의 러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오늘도 10km를 훌쩍 넘겼습니다.
몇 km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어요.
함께 웃으며, 함께 걸으며
서로 격려하며 완주한 오늘의 러닝은
기록보다도, 기억으로 더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