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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상사에게도 밥을 사라

CEO가 들려주는 '뻔하지 않은' 성공 레시피(53)

by 이리천


2000년대, 그러니까 지금으로 2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낭만이 있었다. 나이 많으면 무조건 밥과 술을 사는 풍속이다. 사무실에서 연장자들은 밥을 사고, 후배들은 속 편하게 밥을 얻어먹었다.


그래도 되는 시절이었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불투명했다. 불법과 비리를 눈 감아주던 때였다. 상사와 연장자들은 챙기는 떡고물이 있었다. 그렇게 챙긴 돈을 후배들과 나눠 먹는 게 미덕이었다. 밥 안 사는 선배는 손가락질받았다. 모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다.


지금은 다르다. 사회가 많이 투명해졌다. 검은돈, 뒷돈이 사라졌다. 대신 더치페이가 자리 잡았다. 친구들끼리는 물론, 직장 내 동료 선후배들도 그렇게 한다. 밥 먹고 각자 카드로 각자 계산하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본다.


그러나 아직 그런 세상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당신의 상사, 즉 부장급 이상 연장들이다. 그들은 아직도 20여 년 전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들은 속으로 생각할 것이다. 어릴 때 선배들에게 얻어먹었은데 지금 와서 후배들에게 더치페이하자고 할 수 있나. 그래서 밥을 산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럼 그들이 전처럼 어디서 코 묻은 돈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뒷돈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목을 걸어야 하는 세상이다. 당신의 상사나 선배는 밥을 사지만, 아마 부담스러운 법인카드를 쓰거나, 아니면 더 부담스러운 개인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다.


밥을 자주 사는 상사라면, 한 번씩 그들에게도 밥을 사줘 보자.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선택 사항이다. 그렇게 하면 아마 점수를 딸 것이다. 얘가 아주 제대로 컸다, 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사회생활, 별 거 아니다. 선배든 후배든, 주면 돌아오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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