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날 땐 눈을 까세요, 반격은 나중에!

슬직생 꿀팁 4... 상사 편(4)

by 이리천


나라 별로 혼날 때 어떻게 대응할지가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혼날 때 상대를 똑바로 쳐다봐야 합니다.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고개를 돌리거나 숙이면 태도가 불량하다고 더 혼납니다.


한국은 다릅니다. 똑바로 보면 반항한다고, 눈을 부라린다고 혼납니다. 일단 눈을 깔아야 합니다. 반성하고 있다는 표시를 내야 합니다. 괜히 눈이라도 마주쳤다간 “어디서 눈을 부라려” 한마디 듣기 십상입니다. 요즘은 그런 일 없다고요? 글쎄요. 세상은 아직.


혼나고 있을 때 절대 해선 안 되는 행동이 또 있습니다. 말을 끊는 것입니다. “그런데요, 사실은요” 이런 말은 그냥 당신을 더 오래 서 있게 만들 뿐입니다. 상사는 자기 말이 끊기는 걸 싫어합니다. 감정이 이미 올라와 있는데, 그 감정을 흩뜨리면 폭발합니다. 최선은 가만히 있는 것입니다. 듣는 척, 반성하는 척, 생각하는 척. 척 삼종세트를 구사하며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결국 지치면 알아서 끝냅니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안 하고 끝내면 억울할 수 있죠. 괜찮습니다. 당신에게는 ‘시간차 반격’이라는 무기가 있습니다. 아침에 혼났다면 저녁에 꺼내세요. 상사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저녁 무렵에 찾아가세요. 감정도, 기억도 다 잊었을 그 시간. 퇴근 직전, 살짝 찾아가 말하는 겁니다. “부장님, 아침에 지적해 주신 부분은 맞습니다. 제 생각 짧았습니다. 다만 이런 부분은 제가 좀 더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이쯤 되면 당신은 보기 드문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입을 꾹 다문 채 눈만 껌뻑이는 상사의 모습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는 이미 그 일을 잊었을 겁니다. 왜 혼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논리로 혼낸 게 아니기 때문에 반박도 못합니다. 무방비 상태에서 당신의 침착한 해명과 반론에 어어 하며 말을 흐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건 반항이 아닙니다. 품격 있는 반격입니다. 한 박자 늦춘 시간차 공격입니다. 상사에게도 부담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억울한 마음도 풀 수 있고, 당신의 신뢰도도 올라갑니다. “어, 이 친구 생각보다 괜찮네” 이런 느낌을 심어주는 거죠.


직장은 논리가 통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감정이 먼저고, 나중에 이유를 갖다 붙이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정면승부보다는 우회가 필요합니다. “이건 부당하다”라고 소리치기보단 “이 부분은 좀 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시간을 끌고, 방향을 틀고, 기회를 보는 겁니다. 감정을 잘 다스리면, 언제든 반격하고 상황을 추스를 기회는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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