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이거 징역 5년짜리인 거 아시죠?”

슬직생 꿀팁 3...상사 편(3)

by 이리천


남자들은 항상 틈을 봅니다.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려 합니다. 씨를 뿌리고 싶어 하는 본능이라고들 하죠. 어린놈, 늙은 놈, 총각, 유부남이든 가릴 것 없습니다. 유사 이래 계속된 일입니다. 문제는 그 본능이 직장이라는 공간에서도 터져 나올 때입니다. 특히 그게 당신 문제 일 때는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만약 상사가 멋지고 매력적인 미혼 이성이라면? 크게 개의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택도 없는 사람이 달려들려고 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일상이 고통입니다. 퇴근 후 침대에 누워도 머릿속은 어지럽습니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려울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틈’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애매한 미소, 애매한 태도, 애매한 반응은 상대에게 “더 들어와도 된다”는 신호가 됩니다. 분명하게 거부해야 합니다. 불쾌하다면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사무실이건 회식 자리건 상관없습니다. 정색하고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세요. “부장님, 그런 말씀은 곤란합니다. 사모님이나 따님이 이 얘기 들으시면 어떨까요?”


당신이 상대하는 상사는 지켜야 할 게 많은 사람입니다. 집안, 체면, 경력, 사회적 위치. 하루하루를 그것들 잃지 않기 위해 전쟁처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성을 잃고, 알량한 지위를 이용해 욕망을 채우려는 순간, 그는 그냥 멍청하고 단세포적인 한마리 수컷일 뿐입니다. 그런 인간에겐 아주 단호하고 냉철하게 대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모님’과 ‘따님’이라는 말에 크게 흔들릴 겁니다. 조용히 떨어집니다.


그래도 안 먹힌다면? 블라인드와 사내 게시판이 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회사는 금세 뒤숭숭해질 겁니다. 도대체 누구냐며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소문은 공기보다 빠르게 퍼져 나갑니다. 웬만한 치들은 여기서 멈출 겁니다. 그후 벌어질 일들이 얼마나 치명적일지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상대가 그것도 무시할만큼 간이 큰 작자라면? 경찰 고발밖엔 방법이 없습니다. 죄명은 ‘직장 내 스토킹’. 스토킹은 단순한 호감 표현이 아닙니다. 상대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불안과 공포를 주는 행위입니다. 예전 같으면 10만 원 이하 벌금이나 훈방으로 끝났지만, 2021년 신당역 사건 이후 스토킹은 중범죄로 분류됐습니다. 지금은 최대 징역 5년, 벌금 5,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당신을 괴롭히는 상사에게 넌지시 말해보세요. “부장님, 이거 징역 5년 짜리인 거 아시죠?”


물론, 그전에 쓸 수 있는 평화로운 방법도 있습니다. 상사가 혼자 저녁을 먹자고 한다면 주변 동료들을 모두 불러 모아 같이 가는 겁니다. “부장님이 저녁 사신다는 데 다 같이 가시죠~”라고요. 애써 꾸민 낯빛도, 이상한 분위기도 사라질 겁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더러운 짓을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 정도 눈치는 있으니까요.


불쾌함을 느꼈다면 반응하세요. 단호하고 칼같이. 중요한 건 처음부터 허용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당신이 뭘 잘못했나 자책하지 마세요. 잘못한 사람은 당신이 아닙니다. 침묵보다 날카로운 한마디가 당신을 지켜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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