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 오리발' 상사 대처법

슬직생 꿀팁 14... 상사 편(14)

by 이리천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사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지시한 일을 다음날 내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발뺌하는 파렴치한입니다. 하루 사이에도 지시 내용이 바뀌고, 사소한 회의 발언조차 뒤집습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진짜 기억을 못 하거나, 기억하기 싫거나. 바쁘고 할 일이 많아 깜빡깜빡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그러나 상황이 불리해지면 책임을 회피하고자 모른 척하는 악질들도 있습니다. 이유가 어쨌든 둘다 결과는 똑같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만 피곤합니다. 상사가 싸질러 놓은 똥을 치우느라 밑사람들만 비질땀을 흘려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대응에 나서기 전 대전제 하나. 절대 감정적으로 나서면 안 됩니다. 차분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사를 따끔하게 혼내 줄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사의 말이나 지시 내용을 ‘녹음’하는 것입니다. 필자의 지인이 실제 경험한 케이스입니다. 새로 부임한 상사의 반복되는 말 바꾸기에 지친 그는 얼마 안돼 상사의 모든 회의 발언과 지시내용을 핸드폰으로 녹음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녹취한 내용을 풀어서 기록하고 이슈별로 다시 정리해 문서를 만들었죠. 언제 어디서 어떤 내용을 어떤식으로 발언했는지 이슈별로 일목요연하게 표로 만들어 정리한 거죠. 그 후 상사가 공식 석상에서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발언하자, 지인은 정리한 내용을 그대로 읽어줬다고 합니다. 상사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타는 노을’처럼 됐다고 하는군요.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요.


두 번째는 상사가 지시 내용을 잊지 않도록 반복적으로 상기시키는 방법입니다. "00씨, 이건 이런 식으로 처리하도록 하세요"라고 지시했다면, "부장님, 그건을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말씀이 맞습니까"라고 복창하는 거지요. 지시 내용을 재차 확인함과 동시에, 상사에게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발 더 나가자면, 지시 내용과 피드백 등을 꼼꼼히 정리한 후 일일 보고 형태로 메일로 전송하는 겁니다. 발언 내용을 공식 기록으로 남기는 거죠. 상사의 발언을 몰래 녹취하는 것 만큼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상사가 언제 딴소리를 하며 "당신이 책임지라"는 식으로 나올 지 모르니 그 정도 노력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노력도 효과가 없다면 마지막 카드가 있습니다. 상향 평가입니다. 연말 인사평가 시즌에 그런 의견을 상사 상향평가에 적나라하게 적는 겁니다. 이때는 애매한 불만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누구가 공감할 수 있게, 사례를 육하원칙에 의거해 상세하게 적어야 합니다. 상사로서 지시가 불명확하고, 책임을 빈번히 회피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입니다. 부하 직원들의 애로를 떠나 조직 전체의 화합과 신뢰를 훼손한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부분이죠.


상사의 상습적 말바꿈. 당신이 침묵하면 또 다른 누군가가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러니 정중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세요. 조직을 위해서도, 상사를 위해서도, 그리고 당신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적절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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