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상사#1... 음주 구타 상사의 비극적 결말

슬직생 꿀팁 16... 상사 편(16)

by 이리천


술은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한 잔 두 잔 들어가면 그 사람의 본색이 드러납니다. 평소 얌전한 사람이 짐승으로 돌변하고, 다정하던 사람이 갑자기 까칠하고 시니컬한 본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술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기억하지 못한다, 절대 그럴 일 없다, 내가 언제 그랬느냐고 발뺌할 지 모르지만, 술은 당신이 모르는 사이 당신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래서일까요. 직장 내 음주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차고 넘쳐 납니다. 웃픈 사연에서부터 허를 찌르는 황당한 사건 사고, 두고 두고 전설로 남을만한 희대의 무용담까지. 평상시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술 먹고 부장에게 소주병을 던진 신입 직원의 객기는 뉴스 축에도 끼지 못하는 클리세 같은 풍경입니다. 음주 운전하다 가로등을 들이받고 6개월 병가를 낸 임원, 술 먹고 뻗어서 사흘간 연락두절됐다가 소리없이 사직서를 낸 과장, 취한 채 후배 집에 들어가 담요에 실례한 부장, 회식 자리마다 부장 욕을 하다 결국 눈 맞아 결혼에 골인한 커플 등, 술이 만들어낸 흥미진진 스토리들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오늘 얘기는 그중에서도 최악으로 꼽히는 '손버릇 나쁜 상사'에 관한 스토리입니다. 손버릇이라 하면 대개 성추행을 떠올리실지 모르지만, 필자가 겪은 것은 신체적 폭력이었습니다. 술만 마시면 부하든 동료든 심지어 상사까지 가리지 않고 손찌검을 하던 선배가 있었습니다. 평소 멀쩡하던 그 선배는 술만 마시면 *가 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술자리 초반엔 장난 삼아 어깨를 툭툭 치는 정도지만, 술이 거나해지면 등짝은 물론 뺨까지 후려쳤습니다. 갑자기 욕을 하며 ‘군기 잡는다’는 명분 아래 후배들을 단체로 엎드려뻗쳐를 시킨 적도 있었지요.


그래서 그 선배와의 술자리는 1급 기피대상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끌려가더라도 술이 조금 과하다 싶으면 눈치껏 도망나왔지요. 그 사실을 모르는 신입들이나, 혼날 일 때문에 어쩔수 없이 붙잡혀 있던 후배들이 희생양이 됐습니다.


그 분이 어떻게 됐느냐고요? 부장으로 승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좌천됐습니다. 당시 피해자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해당 부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고 연판장을 돌렸습니다. 부장이 회식을 핑계로 날마다 술을 퍼마시고, 그 자리에서 구타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회사는 인사위원회를 열었고, 해당 부장은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었습니다.


더 극적인 결말은 그 후입니다. 해당 부장은 자신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만 가득한 부서로 배치됐습니다. 잠시라도 자중하라는 경고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부장은 그곳에서도 음주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술자리에서 대선배들에게 쌍욕을 하며 꼬장을 부리다 죽지 않을 만큼 혼났다는군요. 결국 부서에 적응하지 못하고 채 2년도 안돼 사표를 썼다는 결말입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전에 꼭 짚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식의 폭력이 마치 업계 특성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군기라는 명분 아래 신입을 때리고, 감정적으로 맞지 않으면 주먹이 먼저 나갔습니다. 지금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과거라고 해서 폭력이 용인되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것은 명백한 범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회식 자리에 술이 돌고, 상급자들은 교육을 명분으로 폭력적 언어와 심리적, 신체적 폭력을 자행하고 있을 겁니다. 과거에 비해 폭력의 강도와 횟수, 방법이 달라졌을 지 모르지만, 아직도 직장내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술 자체가 닙니다. 술은 그저 리트머스 시험지 일뿐이빈다. 술이 매개가 되는 안되든 폭력은 절대 용인돼서는 안됩니다. 어떤 명문으로 포장되든, 그게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직장내 폭력은 절대 허용되거나 묵인돼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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