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상사#3... "대리 같은 사장님 짜증나요"

슬직생 꿀팁 18... 상사 편(18)

by 이리천


예전에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분에 평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국회의원, 도지사, 당 대표, 국무총리까지 두루 거친 화려한 이력의 정치인이었죠. 누구나 장차 큰 일을 할 사람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그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평가는 정반대였습니다. ‘별로’가 아니라, ‘아주 나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그릇이 너무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그를 *대리라고 불렀습니다. 고위직에 올랐지만 정작 조직 내에선 대리처럼 행동했다는 말이죠. 도대체 왜 이런 별명이 붙었을까요?


총리 시절, 그는 보고서 형식 하나에도 분노를 터뜨렸다고 합니다. 내용보다 글자 크기, 줄 간격, 서체 종류 등 ‘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문서 형식을 지키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총리쯤 되는 높은 자리에 오르면 관심을 두거나, 분노해야 할 대상이 달라져야 합니다. 큰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게 역할이지, 글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높은 자리에 오른다고 실무를 몰라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소싯적 이런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고위직은 2만 피트 상공에서 10센티 미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즉,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세밀하게 실무를 챙기는 능력까지 겸비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죠.


그런 리더라면 정말 무섭고도 존경할 만할 겁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리더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 아닐까요. 대부분의 리더들은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서툽니다. 대신, 과거의 일과 습관, 관행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에 하던 일, 자신이 익숙한 일, 자신 있는 일에 집착합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서도 같은 방식으로 일하려 듭니다. 그래서 부하 직원들에게 조사 하나, 글자 크기를 가지고 잔소리를 합니다. 자신이 해야 할 더 중요한 일, 즉 전략, 조직관리, 비전 제시 등에는 소홀합니다.


조직이 잘 돌아가려면 각자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합니다. 리더가 자신의 역할을 모르고 사소한 일에만 집착하면 그것은 ‘민폐’ 그 자체입니다. 단순한 비효율이 아니라, 조직의 독이 됩니다.


혹시 당신의 조직에도 그런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대리처럼 행동하는 부장, 과장처럼 일하는 사장 말입니다. 그런 사람이 핵심 리더라면, 그 조직은 멀지 않아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럼 리더를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요? 그러나 좋은 리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야 그런 보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 조직이 그런 역량이 안 된다면?


옵션은 셋 중 하나입니다. 좋은 리더를 영입하거나, 좋은 리더를 찾아 떠나거나, 아니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신이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거나. 마지막 옵션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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