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상사#4… '기름 바른 장어'형 몰염치 간부

슬직생 꿀팁 19... 상사 편(19)

by 이리천


직장 생활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보면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꼴불견 상사 1위, '미꾸라지형' 간부입니다. 책임은 지지 않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기름 바른 장어 같은, 필자가 가장 혐오하는 직장인 유형이기도 합니다.


팀장이든 부장이든 사장이든 ‘장(長)’이라는 타이틀을 단다는 건 단순한 승진이 아닙니다. 역할의 변화입니다. 팀원일 때는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이 목표였다면, 팀장 이후부터는 일을 ‘만들고, 책임지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고, 인사권과 높은 연봉을 받는 겁니다. 하지만 그 무게를 감당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과는 부하들이 만들어 놓은 걸 가로채고, 문제가 생기면 빠져나갈 구멍만 찾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때 내가 그 일 하라고 했잖아. 안 그랬어? 당신 기억 안 나?” 책임은 부하에게, 성과는 본인에게. 필자도 예전에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들을 때마다 속이 뒤집혔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간부들도 억울할 때가 있지요. 부하 잘못때문에 욕을 먹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장’의 자리가 무겁고 두려운 것입니다. 아무나 해선 안 되는 자리라는 뜻이죠.


주위를 보면 여전히 ‘잘된 건 내 덕, 잘못은 네 탓’이라는 업무 방식으로 출세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세상이 이 모양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회사든 나라든, 책임지는 리더가 있어야 제대로 굴러갑니다.


필자가 존경하는 한 경영자의 예를 들겠습니다. 그분은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내용을 공개합니다.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인정합니다. 징계가 필요한 경우 이사회에 스스로 회부됩니다. 그 뒤에 실무진의 잘잘못도 따집니다. 윗사람이라고 해서 면죄부를 받지 않습니다. 공정한 책임 분담이 기본입니다.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선 그 길밖에 없습니다. 상과 벌이 지위나 관계, 편의에 따라 정해지지 않고 원칙에 따라 결정돼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리더는 어떤 사람입니까. 공을 부하에게 돌릴 줄 아는 리더입니까, 아니면 책임은 지지 않고 실속만 챙기는 미꾸라지입니까. 운 나쁘게 후자라면 그런 조직에서 조용히 빠져나오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쩌면, 그게 가장 빠른 성장의 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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