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상사#5… 사람이야, 감시용CCTV야

슬직생 꿀팁 20... 상사 편(20)

by 이리천

“팀장님, 저 화장실 다녀오겠습니다.”

“팀장님, 점심시간이라 나가보겠습니다.”

“팀장님, 오후 00 부서와 업무 조율차 회의 다녀오겠습니다.”

“팀장님, 다음 주 부모님 모시고 지방에 좀 다녀올까 합니다. 휴가 결재 부탁 드리겠습니다.”


업무 시간 중 이런 일까지 일일이 보고해야 하는 상사가 있습니다. 부하 직원이 어디서 뭘 하는지 하나하나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입니다. 말만 들어도 피곤해지지 않으신가요?


이런 상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부하의 행동을 일일이 통제하면 업무 효율이 좋아지고, 성과가 날 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설거지를 하려고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그 순간 아내가 말합니다. “남편, 머 해? 설거지 좀 하면 어디 덧나나?” 결과는 뻔합니다. 남편은 가던 발을 멈추고, 조용히 방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누구나 시켜서 하는 일은 하기 싫어합니다. 왜 그럴까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입니다. 스스로 하기로 결심하고 하면 그 일은 자신의 성과가 됩니다. 아무리 어렵고 귀찮은 일이라도 불평 없이 합니다. 그러나 누가 그 일을 시키는 순간, 그 일의 주체는 자신이 아닌 시킨 사람이 됩니다. 곧바로 하기 싫은 일이 됩니다. 주방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립니다. 공이 타인에게 돌아간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상사가 “지금 뭐 해?”를 반복하면 어떻게 될까요? 직원은 맡은 일만 해냅니다. 어차피 성과는 모두 상사의 몫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 아니면 흥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충 합니다. 겨우 해냅니다. 자율성은 사라지고, 창의성은 죽습니다.


진짜 유능한 상사는 부하에게 일을 맡기고, 자신은 조용히 돕습니다. 그리고 성과가 나면 공을 부하에게 돌립니다. 대놓고 칭찬합니다. 자신은 한 발 물러섭니다. 그게 오히려 상사인 자신을 돋보이게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일잘러입니다.


부하를 믿지 못하는 리더들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이 간섭하고 통제하지 않으면 일이 잘 안 될까 봐, 틀어질까 봐 겁이 납니다. 자신도 없습니다. 일이 어그러졌을 때 책임지고 복구할 수 있을 지, 후과를 감당할 수 있을 지 걱정됩니다. 그래서 일일이 신경 쓰고 간섭하고 잔소리를 합니다. 그런 태도는 조직과 조직원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행위입니다.


훌륭한 리더는 부하를 통제하지 않습니다. 맘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실수하게 두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조직은 그렇게 활기를 얻고,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지금 당신 조직의 리더는 어떤 사람인가요? “지금 뭐 해?”만 묻는 상사인가요, 아니면 조용히 응원해 주는 조연인가요?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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