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13... 상사 편(13)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의 ‘가족 자랑’을 한두 번은 듣게 됩니다. 처음엔 재밌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가족사까지 꺼내며 부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려는 노력에 감동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얘기도 한두 번. 시도 때도 없이 자랑이 계속되면 생각이 바뀝니다. 아들 딸 자랑도 모자라 배우자와 부모님 까지 등장하면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제 상사의 가족사를 거의 외우다시피 할 지경. 상사가 밥 먹자는 소리마 해도 겁부터 덜컥 납니다. 팔불출의 가족 자랑을 또 들어야 하나,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그럴 때 한 가지 조언. 그냥 들어주세요. 지루하고 짜증나겠지만 눈 딱 감고, 절대 싫은 내색 말고, 그냥 경청해 주세요. 가끔 가다 “아, 네네.” “그렇군요.” “와, 정말요?” “역시 다르시네요.” 이런 식으로 맞장구 쳐주면 더 좋습니다. 왜 그럴까요.
상사가 가족 얘기만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평소 자랑질이 취미인 상사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딱히 할 얘기가 없어 가족사를 꺼내들 가능성이 큽니다. 일 얘기를 꺼내면 분위기가 딱딱해질 것 같고, 그렇다고 팀원과 공유할 만한 공통의 취미나 관심사도 없으니 결국 만만한 ‘집안 얘기’로 흘러가는 거죠.
사실 생각해 보면, 가족 이야기는 직장에서 꺼낼 만한 소재가 아닙니다. 가장 사적인 영역입니다. 그런 얘기를 굳이 회사에서 꺼낸다는 건, 다른 소재가 궁색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영화나 스포츠 문학 여행 등 편하게 얘기할 거리가 궁색하니 가족 얘기를 꺼내는 걸 수 있습니다. 아니면 얘기할 소재가 있다고 해도, 그 이야기를 부원들보다 자신 있게 끌고 갈 자신이 없을 수도 있구요.
이유야 어쨌든, 듣는 입장에서는 분명 고역입니다. 반복되는 이야기, 크게 감흥 없는 스토리, 생생하지도 않은 에피소드를 억지로 들어야 하니 스트레스 만빵입니다. 그렇다고 상사 앞에서 싫은 표정 해봐야 당신만 손해입니다. 눈치 없고 건방진 부하라고 찍힐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럴 땐 그냥 조용히 얘기를 들어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뒤늦게라도 분위기 챙기는 상사라면 다행이지만, 당신 운이 거기에 닿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냥 들어주세요. 다음 인사가 날 때까지 도 닦는다는, 면벽한다는 심정으로 귀를 열어주세요.
혹여, 도저히 못참겠다며 욱하거나 하지 마세요. 자랑질하는 상사의 말을 끊고, 다른 주제를 불쑥 꺼내는 일은 절대 삼가기 바랍니다. 당신의 객기로 당장 현장 분위기는 살아날 수 있겠지만, 소심하고 무능한 상사는 속으로 분노할 수 있습니다. 대화에서 자신을 왕따 시킨 당신을 괘씸하게 여기며 언젠가 반드시 손을 봐 줘야겠다고 벼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럴 필요 있나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상사가 가족 자랑할 때는 사회 생활한다고 치고, 그냥 들어주세요. 할 얘기가 빈약한 불쌍한 상사라고 여기고 잠시 그에게 귀를 빌려 준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당신이 좀 더 배려할 수 있다면, “어휴, 저희 애들도 부장님 댁 아이들이랑 똑 같아요”라며 맞장구 쳐주세요. 상사는 그런 당신을 고맙게 여길 것입니다. 당신에게 더 빛나는 일을 맡기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리고 덤으로 하나 더. 동료들도 당신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겁니다.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상사의 유치한 자랑질을 받아주는 당신의 인내력과 처세술에 감탄할 겁니다. 그리고 당신 앞에서 절대 함부로 까불면 안되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겠지요.
직장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은 큰 능력입니다. 고역이더라고 당분간 상사에게 맞춰 주세요. 그러다보면 머지 않아 곧 새로운 때가 올 겁니다. 그런 눈치없는 상사는 절대 오래 못 갑니다. 이미 회사 경영진들도 여러 각도에서 당신 상사를 평가하고 있을 테니까요. 팔불출 상사에 대한 인사는 생각보다 빨리,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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